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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구옥의 변신은 무죄, 골목 안 작은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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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골목을 걷습니다. 듬성듬성 낡은 가로등이 서 있는 곳, 낮은 담장 너머 오래된 집들이 즐비한 틈으로 소박하게 자리한 식당이 있습니다. 그곳에서의 식사는 따뜻함으로 기억됩니다. 구옥을 개조한 공간, 아날로그 감성이 가득한 맛있는 공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소박하고 정겨운 이탈리안 레스토랑 상수동 ‘누메로 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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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하는 친구’와 ‘요리를 하지 않는’ 친구가 만났다. 두 청년이 의기투합해서 차린 ‘누메로 우노(NUMERO UNO)’는 상수동 주택가 골목에 위치해 있다. 단청의 지붕 아래 흰색의 깔끔한 외관, 단층의 가정집을 개조해 꾸민 공간은 소박한 멋을 품었다. 자갈이 깔린 작은 마당을 가로지르는 길, 낡은 담벼락에 걸린 한 줄 문구가 눈에 띈다. ‘소박한 공간에서 행복하게 피자와 파스타를 팝니다.’ 누메로 우노(NUMERO UNO)는 스페인어로 ‘Number 1’이라는 뜻이다. 때문에 스페인 음식점이겠거니 했는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유를 물으니 ‘요리를 하지 않는’ 친구가 제일 좋아하는 나라가 스페인이었다. 여행 중 들렀던 이름 모를 식당, 그곳의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닮고 싶은 바람을 이름에 담았다고.

이 집은 피자와 파스타가 맛있는 이탈리안 퀴진을 선보인다. 싱싱한 로메인과 베이컨을 시저 드레싱에 버무린 ‘시저 샐러드’는 반숙 계란과 함께 제공되는데, 계란의 묵직함이 야채의 아삭함과 어우러져 독특한 식감을 자아낸다. 베이컨과 파르미지아노 치즈에 느끼함을 잡아주는 페퍼가 들어간 크림 파스타 까르보나라, 신선한 홍합과 매콤한 토마토 소스로 맛을 낸 매운 홍합 파스타는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 피자는 총 3가지(마스카포네, 마르게리따, 비스마르크)로 종류는 많지 않지만 하나하나 제대로 구워낸다. 그 외 새우와 주꾸미 튀김, 가지 그라탕 등의 오븐 요리로 메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그린 샐러드 1만원, 시저 샐러드 1만2000원, 새우&쭈꾸미튀김 9000원, 가지 그라탕 1만4000원, 마르게리따 피자 1만2000원, 까르보나라 파스타 1만4000원, 매운 홍합 파스타 1만5000원 등.

위치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1길 3-2

시간 화~일 11:00~23:00(브레이크타임 15:00~17:00)

▶아씨씨의 거리가 생각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연남동 ‘폰테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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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매력적인 도시 아씨씨(Asisi)에 매료되어 첫 번째 레스토랑 이름을 ‘아씨씨’라 정했고, 두 번째 레스토랑은 아씨씨의 거리 이름인 ‘아씨씨 비아 폰테벨라’에서 따와 ‘폰테벨라’라고 지었다. 토스카나 가정식 요리가 1970년대 지어진 단아한 양옥집에 자리 잡은 것이다. 아씨씨가 연남동 특유의 젊은 분위기였다면, 폰테벨라는 테라스가 있는 주택이라 공간이 더 넉넉하고 편안해졌다. 오너 셰프 박흥규는 재료의 맛을 살린 퀄리티 높은 요리를 대중적인 가격으로 제공해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요리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그 열정으로 빵부터 디저트, 피클까지 모두 홈메이드로 만든다. 홍합탕과 감자튀김 1만6000원, 해물리조또 1만8000원, 코스는 각각 2만5000원, 4만5000원, 7만원.

위치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94-4 시간 월~일 11:30~23:00(마지막 주문 21:30)

▶ 창작예술촌 안에 위치한 건강밥상 문래동 ‘쉼표말랑 Cafe&Kit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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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후반, 예술가들이 문래동에 모여들자 삭막한 골목에 알록달록 그림 꽃이 피고, 개성 있는 커피숍과 식당들이 들어섰다. 개성 넘치는 가게들 중에서도 ‘쉼표말랑’은 단연 눈에 띈다. 구옥을 개조해 출입문 쪽에 주방이, 주방 뒤쪽 별도의 통로로 나가면 식사공간이 자리한다. 한식 기반 깔끔한 1인 상차림 속 소박한 정겨움은 마치 집밥을 먹는 것 같다. 제철 식재료로 주인장이 그때그때 새로운 음식을 선보이는 ‘그때그때 밥상’(1만원) 외, 상시 메뉴인 ‘매일매일 밥상’이 있다. 국내산 돼지고기 앞다리를 얇게 저며 생강을 우려낸 간장시럽으로 맛을 낸 ‘돼지고기 생강조림 밥상’(7000원), 또띠아 위에 마늘 장아찌를 베이스로 버섯, 양파, 햄, 피자치즈를 토핑한 퓨전피자인 ‘마늘 장아찌 또띠아 피자’(1만원) 등을 추천한다. 감자새우 크로켓(2개 3000원/5개 6000원)도 맛있다.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 438-7

시간 화~토 11:30~21:30(브레이크타임 15:30~17:30)

▶힙스터들이 사랑하는 골목 안 타이푸드 레스토랑 익선동 ‘동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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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옥마을 하면 힙스터들은 ‘익선동’을 떠올린단다. 종로 한복판, 노인들의 쉼터 파고다 공원을 지나 뒤편의 오래된 골목에 접어들면 순식간에 좁고 긴 골목을 따라 카페, 음식점, 저마다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동남아’는 이 익선동 골목에 자리한 타이 레스토랑이다. 오래된 가정집 전체를 리모델링했지만 건물 본연의 멋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는 빈티지한 감성을 자아낸다. 입구의 화려한 꽃 조명, 옛날 타일 장식이 독특한 복도를 지나 식당 안으로 접어들면 넓은 마당이 눈에 띈다. ‘ㅁ자’ 구조의 건물 중 정면으로 보이는 주방에는 동남아 세프들이 분주한 손놀림을 이어간다. 태국 현지의 스트리트 푸드를 그대로 재현한 음식은 한국인의 입맛에도 꼭 맞고 플레이팅도 깔끔하고 인상적이다. 똠양누들, 뿌빳뽕커리, 팟타이 외 태국식 소스에 찍어먹는 ‘사테(꼬치구이)’와 타이식 새우 고로케 ‘텃만꿍’이 인기. 똠양누들 1만3000원, 뿌빳뽕커리 2만9000원, 사태 꼬치구이 7000원, 텃만꿍 2개 8000원, 4개 1만4000원 등.

위치 서울시 종로구 수표로28길 23-6

시간 매일 12:00~23:00(브레이크타임 15:30~17:00)

[글과 사진 조은영(여행작가, 무브매거진 편집장), 엄용선(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580호 (17.05.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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