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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CIA 전 국장 “트럼프-러시아 내통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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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존 브레넌, 미 하원 청문회서 증언

“지난 대선때 의심스런 접촉 파악”

FBI에 정보 제공 수사개시 도움

러에 “미 정치 개입말라” 경고도



지난해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쪽과 러시아 사이의 접촉을 미국 정보기관들이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국 정보기관들이 트럼프 쪽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3일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대선 때 러시아 정부 관리들과 트럼프 측근들의 의심스런 일련의 접촉을 우려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중앙정보국이 대통령 선거를 조작하려는 러시아 해커들에게 대처하면서 이런 만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브레넌은 “미국 인사들이 러시아 관리들과 적극적으로 공모하거나 결탁했는지 여부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추가적 수사가 요구될 만큼 충분한 정보와 첩보 토대가 있었다”며 중앙정보국이 연방수사국에 정보를 제공해 수사를 시작하도록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그의 증언은 러시아 게이트 수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브레넌은 당시 미국 정보기관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흠집 내고 트럼프를 도우려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브레넌은 러시아의 “뻔뻔스런” 대선 개입에 대한 정보 당국의 우려는 자신으로 하여금 지난해 러시아 정보 당국에 미국 정치 개입을 중단하라는 경고를 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브레넌은 지난해 8월4일 중앙정보국의 러시아 쪽 상대인 연방보안국(FSB)의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국장에게 선거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런 개입이 양국의 관계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역효과를 낼 것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선거운동 관계자들의 이런 접촉이 러시아 관리들과의 “공모”에까지 이르렀는지는 몰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러시아의 접근 방식은 미국 인사와의 관계를 구축해 의도적이거나 혹은 비의도적인 정보자산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개인들을 사주하려는 러시아의 의도를 알고 있기” 때문에 우려했다고 덧붙였다.

브레넌은 관련 정보 대부분이 기밀로 분류됐기 때문에 공개청문회에서는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원 정보위는 비공개 청문회로 전환해 브레넌의 증언을 청취했다.

한편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이날 청문회에 출석했으나, 언론 보도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러시아와의 공모가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는지에 대해 대답을 거부했다. 코츠 국장은 트럼프의 요청을 놓고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과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도 “그건 내가 (답변을) 유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 국장에게 마이크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끝내도록 요청하는 등 러시아 게이트 수사에 백악관이 개입하려 한 점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도 “의식하지 못했다”고만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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