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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욕설파문' 김장훈, 흔들리는 '기부천사'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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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기부천사 이미지. 김장훈은 지난 20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 추모 시민문화제에서 '욕설 막말'로 논란의 씨를 뿌렸다. 사진은 2013년 DMZ 평화콘서트 당시.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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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강일홍 기자] 김장훈은 한때 공연계 블루칩으로 인정받을 만큼 대세 아티스트로 주목을 받았다. 독특한 스타일로 관객을 매료시키는 무대 장악력은 늘 화제였다. 콘서트에서 비치는 가수에 대한 평가는 단지 노래만으로 매겨지지 않는다. 다양한 연출로 매칭되는 공연 분위기와 콘셉트, 그리고 주인공의 부드럽고 매끄러운 리드가 공감대를 이룬다. 이점에서 보면 김장훈은 업계를 선도해온 확실한 아티스트로 인정받을 만하다.

김장훈에 대한 이런 평가는 '선행'이라는 또 다른 아이콘과 결합하면서 가파르게 치솟았다. 김장훈은 그동안 150억 원 상당을 기부해온 것으로 알려지며 '기부천사'라는 별명을 얻었고, 기자들이 뽑은 최고의 선행연예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럼에도 스스로는 집 한 채 없이 월세를 살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더 주목을 받았다. 수백억 빌딩을 보유하며 재테크에 열을 올리는 소위 '잘 나가는' 일부 연예인들의 행태와 대비되기도 했다.

그가 '독도 사랑'에 동분서주해온 일은 유명가수라는 대중적 이미지를 능가할 국민적 영웅으로 평가받는 데도 손색이 없다. 특히 세계 유수 언론사에 '일본해' 대신 '동해' 표기로 정정요청을 한 뒤 이슈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사비를 털어 카이스트 응원 광고를 게재하거나 월스트리트저널에 '동해' 표기가 옳다는 전면 광고를 낸 일은 유명한 일화다. 실제로 해당 매체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해보다 먼저 동해라고 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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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연예인 김장훈이 어쩌다가'. 그는 연예계 선후배들 사이에 '기부배틀'까지 제안할 정도로 기부문화를 정착시키는데 기여한 바 있다. 사진은 2011년 '독도의 날 기념' 김장훈의 독도콘서트 당시.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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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기부천사라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그런데 김장훈에게 연예가의 대표적인 '개념 가수'라는 평가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얘기가 의혹으로 불거져나왔다. 다름 아닌 '거짓 기부' 논란이다. 미국 교포사회에 기반을 둔 선데이저널 USA가 지난해 12월 폭로한 '해외단체 거짓 기부' 기사의 내용은 근거가 매우 구체적으로 적시돼 논란을 키웠다. 이 매체는 '각종 해외공연 시 기부를 약속한 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구체적으로는 2014년 이탈리아 베네치아 공연 등을 언급했다.

김장훈이 '베네치아 공연 출연료 2억 원'을 비롯해 2013년 북미지역 '미라클 투어'(LA, 뉴욕, 애틀란타, 댈러스, 토론토, 워싱턴을 도는 일정) 당시 수전 코먼 유방암재단, UCLA 한국음악과살리기운동본부, NYU 한인학생회 등에 약속한 총 16만 달러 기부 약속이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후 김장훈 측이 '개인 양심의 문제' '지라시' '왜곡'이라며 일축했지만 논란을 잠재울 명쾌한 해명이나 답은 끝내 내놓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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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먹어 마땅합니다. 제가 다 망쳤습니다." 김장훈은 뒤늦게 잘못을 인정하고 SNS에 해명을 내놨지만, 대중의 이해를 구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사진은 2012년 SBS 희망 TV 콘서트 당시.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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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 공간 욕설 "아 XXX들 진짜", 사과와 반성으론 수습 불가

이런 와중에 최근 불거진 김장훈의 욕설 논란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돼 그를 덮쳤다. "일단은 노래를 한 곡 할 텐데, XX 진짜, 아 XXX들 진짜. 오늘 좋은 날인데 왜 그러지." 김장훈은 지난 20일 광화문 광장에서 가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 추모 시민문화제 무대에 올라 '오픈된 막말'로 논란의 씨를 뿌렸다. 행사의 성격이나 의미를 떠나 수만 관중이 지켜보는 무대에서는 절대 하지 말았어야할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당시 상황이 가감 없이 언론에 보도돼 비난이 쏟아지자 김장훈은 SNS에 해명을 내놨다. "욕먹어 마땅합니다. 참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하고 그리워한 분의 추모공연에 8년 만에 처음 오르게 되었는데 제가 다 망쳤습니다." 설득력은커녕 구차한 변명에 불과했다. 주차문제로 시비가 붙어 경찰과 한차례 다툰 뒤 그 감정을 그대로 욕설로 쏟아부은 것인데 인성의 문제를 넘어 대중스타로서의 자격미달임을 스스로 자인한 꼴이 됐다.

항간에서는 지금껏 김장훈이 펼쳐온 각종 미담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먼저 기부 약속을 하고 이를 이행하는 김장훈 특유의 기부방식으로 생기는 부작용이라는 말도 나온다. 기부란 형편과 처지에 맞게 해야 공감을 얻는다. 무리하면 공수표를 날리고, 자칫 병적(?)인 집착으로 비쳐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수 있다. '기부천사'의 아이콘을 간직하고 싶다면 이번 욕설파문을 계기로 다시 한번 자신을 깊이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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