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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대통령 신분 마지막 참석…꼭 성공해서 다시 찾아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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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추도식 인사말…취임 후 세 번째 연설

경향신문

‘천사 나비야 날아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앞줄 오른쪽),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앞줄 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1004마리의 나비를 날리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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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표현하는 것으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노무현의 꿈과 좌절뿐 아니라 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아우르는 20년을 돌아보며 ‘성공한 대통령’을 다짐했다. 그 목표는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한 것도 어느 한쪽의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겼다.

문 대통령은 “8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이렇게 변함없이 노 대통령과 함께해주셔서, 무어라고 감사 말씀 드릴지 모르겠다”며 “노 대통령이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면서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고 했다. “야, 기분 좋다”는 노 전 대통령이 2008년 2월 퇴임식을 마치고 봉하마을에 도착해 “정말 마음 놓고 한마디 하겠다”며 외친 말이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인권·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 지역주의·이념갈등·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를 ‘노무현의 꿈’이라고 했다. 권력과 권위를 내려놓고 소통하고자 했지만 “이상은 높고, 힘은 부족했다.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노무현의 좌절’도 얘기했다. 그러면서 “노무현의 좌절 이후 우리 정치는 더욱 비정상을 향해 거꾸로 흘러갔고, 국민의 희망과 갈수록 멀어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국민들로부터 받고 있는 칭찬과 사랑은 “과분한” 것이라고 했다. “그냥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노력, 정상적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이 특별한 일처럼 되었다”고 했다. 자신은 ‘노무현정신’인 상식과 원칙에 따랐을 뿐이라며 몸을 낮췄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문 대통령의 기억과 평가는 “다시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와 약속으로 이어졌다. 노무현 정부 극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명박·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정부까지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꿈을 참여정부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로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꿈을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개혁 드라이브를 가속화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 과정에서 소통·설득도 강조했다. “국민이 앞서가면 더 속도를 내고, 국민이 늦추면 소통하며 설득하겠다”고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말미에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통해 ‘참여정부 시즌2’에 그치지 않고, 모든 국민의 성공한 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진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지난 10일 취임식 연설, 제37주년 5·18 기념식 기념사를 관통했던 ‘정의로운 국민통합’ 메시지가 추도식 연설에서도 재확인됐다.

7분간 이어진 인사말에서 추모객들은 15차례 박수를 보냈다.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다시 찾아뵙겠다. 그때 환한 웃음으로 반겨달라”는 대목에서 박수소리가 가장 컸다. 문 대통령은 추도식 후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정치인 노무현을 사랑하지만 노무현이라는 상징이 신격화되는 것은 자제 또는 경계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어 “현직 대통령의 참배에 노 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들은 환호하겠지만,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까지 두루 고려한 것 같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만의 대통령이 되지 않겠다’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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