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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文정부 대북정책 흐름 잡혔다…민간교류 재개·개성공단 장기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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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적 지원 등 민간교류 재개…"한반도 긴장 완화"

대북 제재 위반인 개성공단·금강산은 장기적 과제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오후 취임 후 처음으로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 회의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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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민간교류 등 최소한의 남북 교류는 정세와 관계없이 유지하면서 개성공단 등 그 이상의 교류는 북핵 해결 정도에 맞춰서 차차 추진한다는 것이다.

또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는 국제사회와 발맞춰 제재와 압박으로 강력하게 대응하되 북핵 해결을 위해 남북 간 대화 채널을 최대한 확보해 두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는 제재를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는 것이 아닌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며 협상을 한다는 '투트랙 정책'으로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도 강조한 바 있다. 대화와 교류를 통한 북핵 해결이라는 점에서 햇볕정책과 맞닿아 있다.

이같은 정책 방향은 최근 임명된 새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의 발언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남북 교류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전날(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언급하며 "과도한 대북 제재 조치가 이뤄졌다. 북한과 준전시 상태라도 민간 교류는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때 5·24조치에 이어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을 비롯한 민간교류를 중단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취약계층에 대한 인도적 지원마저 차단한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으로 풀이된다.

최근 통일부도 "현재 남북관계의 단절은 한반도의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 민간교류 등 남북관계 주요 사안들에 대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며 인도적 지원 중심의 민간교류를 곧 재개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나 민간교류가 재개된다고 해서 곧바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량의 현금이 오가는 높은 수준의 남북 경제협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위반일뿐더러 현재 경색된 남북 관계를 봤을 때 당장 재개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당국자는 이날 "오해를 해서 그러는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대부분 장기적으로 한다는 것"이라며 "북핵 해결에 맞춰서 한다는 단서가 있다"고 말했다. 문 특보도 인터뷰에서 5·24조치 해제와 함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도 재개해야 한다며 강조하면서도 "장기적" 과제임을 시사했다. 정 실장도 전날(22일) 국회에서 남북 교류 재개를 제한적, 선별적으로 해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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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북한이 평안남도 북창 일대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북한의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탄도로켓(IRBM)인 '화성-12형'의 시험발사 장면.(뉴스1DB) 2017.5.21/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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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북한과의 교류 재개를 모색하는 것은 결국 북핵 문제 해결도 대화가 전제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남북 간 긴장이 완화돼야 한다는 대북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재와 압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임 정부와의 결별을 뜻하기도 한다.

정 실장이 국회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의 입장은 북한의 도발 또는 미사일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추가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다만 한반도 긴장이 계속 고조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긴장 완화를 위해서 (남북)대화는 복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한 말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에 발을 맞추면서도 동시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정 의장은 이를 위해 판문점에서의 연락통신망 재개, 실무급 차원의 대화, 교류 활성화로 이어지는 일종의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교류는 시기상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두 차례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도발을 멈추고 있지 않은데 교류 재개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대북 유화 정책이 북한의 핵 포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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