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피고인' 박근혜, 첫 공판에서 한 여섯 마디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첫 정식재판에 출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팩트 | 최재필 기자] "무직입니다."

뇌물죄 등 18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자신의 첫 정식 재판에서 한 첫 마디이다.

일반적으로 첫 공판은 검찰 측의 공소사실 설명, 박 전 대통령 측의 공소사실 인정 여부 등을 물어보는 선에서 마무리되는 만큼 재판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고, 검찰은 "피고인들은 사익을 위해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하는 등 서로에 대한 날선 공방은 벌어졌다.

앞서 전날(22일) 일부 언론에선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혐의에 대해 직접 부인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과연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첫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했을까. 아니면 어떤 말을 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매우 소극적 태도였고, 3시간 동안 한 발언은 여섯 마디에 불과했다.

23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 씨,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첫 정식재판이 열렸다 .

이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첫 발언은 '인정신문'에서 나왔다. 인정신문은 재판 시작 전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다. 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 피고인, 직업이 어떻게 됩니까"라는 김 부장판사의 질문에 일어서서 "무직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더팩트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이 23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592억여원의 뇌물혐의에 대한 첫 번째 공판에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함께 출석해 피고인석에 착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진 인정신문에서 박 전 대통령의 음성을 또 들을 수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주소를 묻는 말에 "강남구 삼성동…"이라고 답했고, "생년월일이 1952년 2월2일이 맞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했다.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은 일어서서 마이크를 잡고 "원하지 않습니다"고 답한 뒤 다시 착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유영하 변호사의 변론 후 '피고인도 전부 부인하는 것이 맞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네, 변호인의 입장과 같습니다"고 답했다. 앞서 유 변호사는 "모든 사건에는 범행 동기가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은 그럴 동기가 없다"며 "이 사건의 공소사실은 엄격한 증명에 따라 기소된 것이 아니라 추론과 상상에 기인해 기소됐다"며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의 마지막 발언은 '추가로 더 말할 사안이 있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추후에 말씀 드리겠습니다"라고 한 답변이었다.

한편 검찰 측은 이날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 등 피고인들은 사익을 위해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이원석 특수1부 부장검사(48)는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국민은 법을 지키고 노력할 의무를 지고 있음에도,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피고인들은 사사로운 이득을 취득하기 위해 절차를 무시하고 권한을 남용해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개인적 친분 관계를 맺어온 최씨 등과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직자가 아닌 최 씨에게 국가의 각종 기밀과 정보를 사사로이 전달해 국정에 개입하도록 했다"며 "권력을 남용해 기업과 개인의 이권에 개입하고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수수하는 등 사익을 추구했다"고 덧붙였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