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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콘서트장·경기장·클럽 노린 테러…지구촌 안전지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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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고한 시민의 일상 노린 소프트타깃 테러에 공포감 극대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사람들의 일상을 노린 '소프트타깃' 테러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콘서트장, 클럽에서 즐기다가 또는 경기를 관람하다가 테러로 한순간에 희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공포감은 더욱 커진다. 지구촌에서 안전지대가 사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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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서 폭발
[EPA=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 아레나의 콘서트 현장에서 발생한 폭발은 사람들의 일상이 테러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날 저녁 미국 인기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의 콘서트가 열린 공연장에서 폭발이 발생해 현재까지 최소 19명이 사망했고 50여 명이 다쳤다.

콘서트가 막 끝나 관객들이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가는 시점에 매표소 인근에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영국 경찰은 테러가 아니라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는 테러 사건으로 간주하고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폭발 사고에서 보듯 공연장, 경기장, 관광지 등 사람들의 일상 공간이 테러리스트의 공격 대상 목록에 오른 지는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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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파리 6곳 연쇄 테러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대표적인 사례가 2015년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다.

당시 프랑스에선 록 밴드 공연이 펼쳐진 공연장, 파리 시내의 카페와 음식점, 관중이 들어찬 축구 경기장 등 일상 공간을 상대로 공격이 펼쳐졌다.

대규모 공격을 감행하면서 불특정 다수의 민간인을 겨냥한 '소프트타깃'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파리에선 동시다발적인 무장괴한의 총기 난사와 폭발로 모두 130명이 사망했다. 바타클랑 공연장에서만 미국 록밴드 '이글스 오브 데스메탈'(EODM) 공연을 관람하던 시민 90명이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국가 대표팀 축구 경기가 열린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 밖에서도 조끼 폭탄이 터져 3명이 사망했다.

축구장 관중석을 겨냥한 테러는 다행히 무위로 끝났다. 당시 경기장에는 관중 7만 명이 모여있었던 터라 테러범 중 한 명이라도 잠입에 성공했다면 막대한 인명피해가 벌어질 상황이었다.

테러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들의 소행으로 결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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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연쇄 테러 당시 축구경기장 내부 모습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파리 테러에서 나타났듯이 축구 경기장은 테러 단체들의 주요 공격 대상이다.

지난해 12월 10일엔 터키 이스탄불 중심부에 있는 축구 경기장 인근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폭탄을 실은 차량이 축구팀 베식타시 홈구장인 보다폰 아레나 밖에 주차한 경찰 버스를 겨냥해 돌진했다. 연이어 인근 공원에서 자살폭탄 테러 추정 공격이 일어나 경찰관 27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166명이 다쳤다.

그로부터 약 반년 전인 2016년 6월엔 미국 플로리다 주의 올랜도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비극이 발생했다.

게이 클럽인 펄스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에 영향을 받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오마르 마틴이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다. 총기 공격에 모두 49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

콘서트장, 경기장, 클럽 등은 사람들이 운집한 곳들이라 피해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테러 단체들이 선호하는 공격 장소다.

사람들이 유흥을 즐기는 곳뿐만 아니라 음식점, 공항, 기차역, 관광지 등의 일상 공간도 소프트타깃 테러의 표적이 된 지 오래다.

파리 테러 이후 소프트타깃 공격에의 경계감이 한껏 강해졌지만 유럽을 포함한 지구촌 곳곳에서 테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IS가 중동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군의 공격으로 수세에 몰리면서 소프트타깃 테러는 앞으로 더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대도시의 무고한 시민들을 상대로 한 테러는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으로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슬람 극단주의에 물든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일상 곳곳에 숨어들어 있다는 점도 공포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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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 총기 난사(CG)
[연합뉴스TV 제공]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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