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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유대모자 쓴 트럼프…美 대통령 첫 '통곡의벽'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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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문 쪽지 밀어넣기도…"엄청난 영광, 평화!"

CNN "역사적 순간" AFP "어마어마한 상징적 방문"

뉴스1

유대교 전통 모자를 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유대교 최대 성지 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방문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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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 최대 성지 '통곡의 벽'을 방문해 엄숙하게 기도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을 공식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쯤 검은색 유대교 전통 모자 '키파'를 쓴 채 통곡의 벽 앞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눈을 감고 벽 위에 손을 올려 엄숙히 기도한 뒤, 기도문을 적은 것으로 보이는 하얀색 쪽지를 벽 틈 사이에 끼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요청에도 이날 이스라엘 정부 요인들을 대동하지 않은 채 홀로 성지를 찾았다. 성지 소유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AFP는 이를 두고 "어마어마하게 상징적인 방문이었다"고 평가했으며 CNN방송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주목했다. CNN은 현직 대통령이 공식 일정으로 이곳를 방문하는 것이 사상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공식 수도로 인정하지 않는다. 역대 대통령들은 예루살렘의 지위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통곡의 벽 방문을 꺼려 왔다. 자칫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것으로 인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예루살렘 공식 인정'을 희망하는 이스라엘에게는 상당히 반가운 일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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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카의 통곡의 벽 방문 모습.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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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통곡의 벽 앞에 섰다. 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그를 따라 유대교로 개종한 장녀 이방카도 마찬가지였다. 쿠슈너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키파'를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신교 신자다. 하지만 유대교 가족 일원을 뒀기 때문에 유대교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지 방문록에도 "엄청난 영광이다. 평화!"라고 적었다.

그는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통곡의 벽 방문이 "크게 감동적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말로는 그 경험을 다 설명 못한다"며 "내게 영원히 남을 인상이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내건 대(對) 이스라엘 우호 정책들을 당선 뒤 신중하게 검토하는 모양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가 추진 중인 서안 정착촌 확장도 유보할 것을 촉구했고, 현재 경제수도인 텔아비브에 있는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시사했다.

통곡의 벽은 로마인에 의해 파괴된 유대교 성전의 마지막 잔해로, 전 세계 유대인들이 찾아 기도하는 순례지다. 유대인들은 신전의 상실을 슬퍼하며 재건을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슬람 교도들 역시 이곳을 성지로 여기고 있다. 기독교까지 합해 총 3개 종교의 성지가 합쳐진 매우 민감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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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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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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