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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거세지는 탄핵요구…테메르 "사퇴 없다, 해볼테면 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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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르 대통령, 현지 최대일간지와 인터뷰

"관저서 기업인 만난 건 잘못…내가 순진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부패 정치인의 증언을 막기 위해 뇌물 제공을 승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정치권 안팎에서 일고 있는 퇴진 요구를 강하게 거부하고 나섰다.

테메르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최대 일간지인 폴랴 지 상파울루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부패 연루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대법원이 자신을 기소한다고 해도 자신해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나 스스로 물러나게 될 경우 불법행위를 인정하는 꼴이 되고 만다”며 “나는 사퇴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나를 무너뜨리기를 원한다면 탄핵해 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지금 의회에 제출돼 있는 탄핵안을 통해 몇주일 내에 나의 정치력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나는 탄핵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통령 관저에서 기업인을 사적으로 만난 것은 잘못이었다면서 “내가 순진했다”고 말했다. 앞서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18일 TV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도 “나는 결코 누구에게도 금품을 제공한 적이 없고 누구의 침묵도 돈으로 산 적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앞서 브라질 일간지 우 글로부는 테메르 대통령이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의 증언을 막기 위해 입막음용으로 금품 제공을 논의했다고 보도했고 실제 테메르 대통령이 지난 3월 브라질 최대 소고기 수출업체인 JSB 대표 조에슬레이 바치스타를 만나 쿠냐 전 하원의장에게 계속해서 입막음용 금품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는 녹음테이프까지 공개돼 연방대법원에 제출돼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테메르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도 “그 녹음테이프가 증거가 될 순 없다”며 “나는 부패한 관료들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뇌물수수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어 “조에슬레이도 말하기 좋아하는 떠벌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하원에 테메르 대통령 탄핵 요구서가 잇달아 접수되는 가운데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테메르 퇴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브라질변호사협회(OAB)가 테메르 대통령이 증언을 막으려 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하원에 탄핵 요구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테메르 대통령이 의혹을 명확하게 해명할 수 없다면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브라질 사상 첫 흑인 사법부 수장이었던 조아킹 바르보자 전 대법원장은 테메르 대통령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하면서 시민사회단체에 대대적인 반(反)테메르 시위를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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