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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비정규직 감축 노조와 다퉜던 인천공항公, 정권 바뀌니 T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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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방문 후 입장 급선회…비정규직 TF 꾸린 인천공항공사

"문제는 공사의 개선의지…이번주 논의 지켜볼 것"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첫 공식 외부 일정으로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에서 비정규직 관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7.5.12/뉴스1


(세종=뉴스1) 김희준 기자 = "국정감사에서 윤후덕 더불어 민주당 의원 등이 끊임없이 비정규직 문제를 지적해왔지만 대선 전까지 예산을 축소해 비정규직을 줄이는 문제로 노조와 다퉜던 인천공항공사입니다. 지난 정부에서 부실한 대책을 내놨던 공사 사람들이 그대로 비정규직 해법을 내놓는다니 당혹스럽습니다."(인천공항 노조 관계자)

비정규직 문제에 인색했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새 정부 출범 이후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등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노조에선 용역업체의 일이라며 수년간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인색했던 공사의 반성과 실효성 있는 대책이 선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3일 공사와 노조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4일 정일영 사장을 팀장으로 협력사 직원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좋은일자리창출’ TF팀을 발족했다. 특히 TF팀은 19일 정일영 사장이 이번주 인천공항 노조위원장과 만나 정규직화 관련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까지 인천공항 노조와 대립각을 세웠던 공사가 이 같이 정규직 TF팀까지 꾸린 것은 새 정부가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10일까지만 해도 예산을 삭감해 비정규직 인력을 줄이겠다며 노조와 신경전을 벌였다"며 "급하게 만들어진 TF팀도 공사 내부의 정책 변화가 아닌 정부의지에 편승한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오전 인천공항 현장근로자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한 뒤 "인천공항은 무려 12년 간 최우수 평가를 받고 작년에도 1조원 단기순이익을 올리며 부채비율이 절반도 안 되는 아주 자랑스러운 공공기관"이라면서도 "그 이면에는 전체 근무 인원의 84%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희생이나 헌신도 있었고 이제는 이들의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 자리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며 인천공항 내 비정규직 근로자 1만명에 대한 정규직화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공사 측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우선 올해 안으로 공사 소속 간접고용 비정규직 1만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방침"이라며 "이밖에 공사 및 계열사들을 통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2020년까지 3만개, 2025년까지 5만개 만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동안 비정규직 개선에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한 공사가 정규직 전환에 따른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여소야대 정국에서 비정규직 전환에 따른 법안 마련이 어려워진다면 공사의 정규직전환 대책은 전시성 행정에 머물 공산이 크다.

일각에선 박근혜 정부 시절 비정규직 노조의 지속적인 투쟁과 수차에 걸친 국회 국정감사의 지적 속에서도 비정규직 처우 개선의 미흡한 성과를 내놓았던 공사의 정책을 지적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실제 박근혜 정부 시절 공사는 더불어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을지로 위원회와 국정감사를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수차 지적했음에도 용역업체의 일이라며 적극적인 개입을 기피해왔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인천공항 노조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공사와 별도로 '제대로 된 인천공항 정규직화‘ TF를 발족하기도 했다.

신철 인천공항 노조 정책기획국장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일자리 관련 첫 방문지로 인천공항을 꼽은 것은 그만큼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했다는 방증"이라며 "일단 다음 주 계획된 논의 과정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h9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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