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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경유차 줄이자니 LPG車 온실가스가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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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LPG차 규제 완화위한 TF 운영…경유 대비 20% 탄소배출↑ 수급도 문제]

머니투데이

경기도 파주시 LPG 충전소에서 LPG 차량들이 가스 충전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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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미세먼지 저감 드라이브에 액화석유가스(LPG) 자동차의 몸값이 오르고 있다.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는 경유차를 LPG차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LPG차 확대가 오히려 온실가스가 늘리는 등 부작용이 크다며 우려한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정부는 업계·학계와 함께 ‘LPG 연료사용 제한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이다.

TF는 현재 LPG차에 묶여 있는 규제를 레저차량(RV)에 한해 풀어주는 방안과 RV와 1600㏄ 이하 소형 승용차에만 적용하는 안, 전체 차량으로 확대하는 안 등 3개 시나리오를 놓고 분석하고 있다.

LPG차 규제 완화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지난해 봄철 미세먼지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LPG차는 미세먼지 생성 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경유차의 3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경유차의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문 대통령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을 ‘3호 업무지시’로 지시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을 정책 우선 순위에 두는 상황도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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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LPG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온실가스 감축은 미세먼지 관리 못지 않게 중요한 환경 문제다. 국제사회는 2015년 12월 ‘파리협약’을 체결해 공동 이행을 다짐했다. 우리나라도 2030년 ‘배출량 전망치’(BAU) 대비 37%를 감축해야 한다. 수송 부문 감축량만 2590만톤에 달한다.

그런데 LPG차는 경유차보다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를 많이 배출한다. 상대적으로 연비가 나쁘기 때문이다. 산업부 자료에 따르면 1600cc급 경유차가 1㎞ 주행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3g에 불과 하지만, 같은 배기량의 LPG차는 122g의 이산화탄소를 내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LPG차로 같은 거리를 주행하면 경유차보다 온실가스가 많이 나온다”며 “미세먼지는 국내 문제지만 온실가스는 국제 문제의 성격이 있어, 제대로 안 지키면 경제나 무역 등 압력의 압력이 들어올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형 화물차를 LPG차가 대신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 대책은 승용차를 겨냥하고 있다. 에너지 수급 문제도 발생한다. 현재 국내에서 소비되는 LPG의 70%는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다. 국내 생산이 가능한 경유 대신 LPG 수입을 늘리는 것이 경제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LPG는 국내 생산도 모자라서 수입을 하는데, 국내서 생산된 에너지를 먼저 소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미세먼지 해결에 큰 도움이 안 되면서 무역 수지만 악화할 수도 있어, 단순히 LPG차를 늘리기 보다는 다각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유영호 기자 yhryu@mt.co.kr, 이동우 기자 can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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