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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벤치클리어링 감독들은 왜 참여 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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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와 삼성이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맞붙은 2017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 양팀 선수단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지난 20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LA 다저스와 원경경기를 치르던 마애이미 돈 매팅리 감독은 9회초 로스 스트리플링이 4번타자 지안카를로스 스탠튼의 등을 맞히자 덕아웃을 박차고 나왔다. 스탠튼이 빈볼을 맞자 주심이 즉각 스트리플링을 퇴장시켜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먼저 벤치를 박차고 뛰어 나왔고 이어 양팀 선수들이 마운드로 몰려 들었기 때문이다.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하자 매팅리 감독은 지체없이 최전방으로 달려가 다저스 벤치 코치인 밥 게런에게 언성을 높였다. 8회말 다저스 브렛 에이브너가 마이애미 투수 A.J 라모스가 던진 공에 맞아 복수한 것 아니냐는 항의였다. 로버츠 감독은 겔런 코치와 매팅리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둘을 멀리 떼어놓으려고 노력했다. 양팀 감독들이 최일선에서 언쟁을 하자 선수들은 주먹다짐 대신 서로 노려보기만 하다 돌아갔다.

격렬한 벤치클리어링은 때로 주먹다짐으로 확전되기도 한다. 지금은 샌디에이고에 몸담고 있는 마크 맥과이어는 다저스 타격코치 시절 매팅리 감독과 함께 최일선에서 애리조나 선수들과 헤드락 등 과격한 몸짓을 해 화제가 된 일이 있다. 당시 다저스 에이스였던 잭 그레인키를 향해 애리조나 투수가 말 그대로 빈볼을 던져 격분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감독조차 벤치클리어링에 참여하지 않으면 벌금을 낸다. ‘팀’이기 때문에 예외없이 벤치를 비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감독들은 “내 선수가 불이익을 당하면 상대가 누구든 응징해야 한다. 내 선수를 내가 보호하지 않으면 누가 지켜주겠는가. 벤치클리어링에서 감독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팀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먼저 달려나가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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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삼성이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맞붙은 2017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 양팀 선수단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다저스와 마이애미의 격렬한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난지 하루 뒤인 2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한 이닝에 두 차례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한화 김태균(35)이 삼성 윤성환(35) 사이에 한 차례 시비가 붙었고 윌린 로사리오(28)가 2차 전쟁을 일으켰다. 삼성 코치 다수가 폭행에 가담했고 이 과정에 한화 선발 투수였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가 왼손 소지 인대파열상을 입었다. 삼성 김한수 감독은 더그아웃 앞에서, 한화 김성근 감독은 더그아웃 안에서 선수들의 충돌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 사이 몇몇 코치와 선수들이 주먹다짐을 했고 선수 한 명이 부상했다. 양팀 감독이 적극적으로 개입해 상황을 정리했다면 어땠을까. 엄격한 선후배 관계를 따지는 KBO리그 특성을 고려하면 감독이 먼저 뛰어나갔을 때 맞불을 놓을 ‘간 큰’ 코치나 선수는 없다. 벤치클리어링도 야구의 일부이지만 폭력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 수장이자 최고 선배인 감독들이 벤치클리어링 전면에 나서면 주먹다짐으로 확전되는 사태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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