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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김정은 표 미사일 '화성-12·북극성-2'…한·미 대화 제의에도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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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2형 또 시험발사 성공…김정은, 실전배치 지시

김정은, 액체 및 고체 연료 미사일 동시 개발

한·미 新정부 北 정책 수립 전 핵·미사일 완성도↑

핵보유국 지위 획득으로 전략적 우위 확보 총력

[이데일리 김관용·장영은 기자]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가 22일 ‘북극성-2형’을 전날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극성-2 미사일의 실전배치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최근 두 번의 발사 현장을 직접 참관한 김정은은 발사 성과에 만족감을 나타내며 핵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최근 한국과 미국의 새 정부가 연달아 북한에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식(式) ‘마이웨이’를 선포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北, 핵·미사일 통한 전략적 지위 확보 총력”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북한이 오후 4시 59분 경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1발은 북극성-2형 미사일 제원과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합참에 따르면 이날 북한의 미사일은 최대 정점고도 560km, 비행 거리 약 500여㎞를 기록했다. 사실상 성공했다는 의미다.

지난 14일 발사한 사거리 4000~5000km 급의 ‘화성-12’는 미 알래스카를 타격원으로 하는 미사일이라면 이번 북극성-2는 괌 미군기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북극성-2의 사거리를 2000㎞ 내외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을 발사한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괌까지는 약 3500㎞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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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가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하자고 거듭 제안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잇따라 미사일 도발에 나서고 있는 것은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분명히 하고 그에 따른 대화를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대미협상이나 남북협상의 협상력을 제고하겠다는 뜻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것은 핵·미사일을 통한 핵 억제력을 바탕으로 협상을 하든 대외관계를 풀든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핵 개발에 대한 자신들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고 한·미 새 정부의 대북 정책이 확정되기 전에 최대한 자기들의 전략적 지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고체연료·콜드론치 기술, 위성 피해 기습 공격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을 개량한 것이다. SLBM과 북극성-2는 김정은 시대에 개발이 본격화 된 것으로 아버지 김정일 정권의 미사일과 차이를 보인다. 기존 스커드·노동·무수단 미사일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을 장착하지만 이들은 고체 연료 기반 엔진이라는 것이다.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은 제어 및 조종이 용이하다. 액체 추진제가 갖는 고밀도성으로 저장탱크를 소형화 할 수 있기 때문에 발사체 중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산화제로 독성이 강한 질산을 쓰기 때문에 취급이 어렵다. 이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준비할 때 액체 추진제를 따로 보관해야 하며 발사 전 추진제 충전시 장시간이 소요된다. 연료 주입 후 일주일 이내에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으면 엔진이 부식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고체 연료 미사일은 취급이 액체 연료 미사일 보다 용이하다. 연료 주입 시간도 짧을 뿐 아니라 연료 충전 상태로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다. 이동식 발사대에 실어 언제 어디서든 위성 등을 피해 은밀히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콜드런치’(cold launch) 기술을 적용한 것도 김정은 시대 미사일의 특징이다. 콜드런치는 발사관에 내장된 가스 발생기를 사용해 미사일을 일정 높이 이상으로 쏘아올린 후 공중에서 추진기관을 점화해 비행시키는 방식이다.

미사일이 발사관 내에서 점화된 후 발사되는 ‘핫 런치’(hot launch) 방식에 비해 발사체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정 고도 이상 올라가 점화되기 때문에 발사 위치의 은폐에도 유리하다. 발사 시 화염으로부터 지상발사대를 보호할 수 있어 공간을 덜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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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성-2·화성-12 엔진 묶어 ICBM 개발 가속화

현재 김정은은 고체연료 기반 미사일 뿐 아니라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4일 발사한 사거리 4500∼5000km급의 ‘화성-12’가 대표적이다.

김정은은 북극성-2형과 화성-12에 사용된 엔진을 여러 개 묶는 ‘클러스터링’을 통해 추진력을 높이는 작업을 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위한 것이다. 미 본토를 직접 타격하기 위해서는 1만㎞ 이상을 날아가야 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클러스터링을 위해서는 기본이 되는 엔진의 신뢰성이 중요하다. 북극성-2형의 신뢰성과 안정성은 실전배치를 넘어 ICBM으로 가는 길”이라면서 “북극성-2형과 화성-12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 발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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