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후 첫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방문
'통곡의 벽'에 현직 미 대통령으로 처음 갈 예정
"오바마 정부와 다른 중동평화협상" 공언했지만
마땅한 카드 없어 현지 분위기 '떨떠름'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와 시아파 좌장인 이란은 전통적으로 이슬람권에서 라이벌이었고, 미국은 1979년 이란혁명 이후 사우디와 우호관계를 유지해왔다. 트럼프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에 대한 관계를 보다 명확히 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 통곡의 벽 앞 광장에서 기도하는 사람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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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은 “트럼프 정부는 미사일 개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이란을 여전히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대사우디 협력 강화는 무기 수출 외에도 이란 견제라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사우디에 이어 22일엔 중동의 화약고인 이-팔 순방을 시작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번 방문이 현지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로선 당초 트럼프가 강력한 후원자로 나설 것을 기대했지만 최근 팔레스타인에 유화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이 불만스럽고 팔레스타인은 여전히 트럼프의 이스라엘 편향 시각에 우려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이번 방문이 평화협상 재개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팔레스타인 측은 트럼프의 방문에 맞춰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재소자들의 단식 투쟁을 부추기고 있다. 현재 수백명이 단식을 벌이고 있으며 트럼프와 마무드 압바스 수반이 만나는 23일엔 단식 37일째를 맞는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 내 아랍계 주민들의 총파업도 계획하고 있다. 외신들은 “팔레스타인 측이 트럼프의 방문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는 힘으로 밀리는 팔레스타인이 자신의 입장을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트럼프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이스라엘 측에 해명할 과제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이스라엘이 제공한 이슬람 극단주의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극비 정보를 트럼프가 동의 없이 러시아에 전달한 이유와 이스라엘이 “적대국가”라고 부르는 사우디와 1000억 달러(약 112조 3000억원) 상당의 무기판매 계약을 맺은 것 등이다. 트럼프는 이스라엘 도착 첫날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후에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통곡의 벽’을 방문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이 기대 만큼 트럼프의 강력한 후원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대 이스라엘 강경파인 이란을 트럼프가 견제해 준다면 양국 간 큰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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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쿠슈너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무기거래 협상에 직접 개입해 성사시키는 등 막후 존재감을 과시했다. 트럼프는 취임과 동시에 “쿠슈너가 중동 평화를 만들어 내지 못하면 아무도 못 한다”며 최대 난제인 중동 평화협상의 사전작업을 쿠슈너 고문과 제이슨 그린블라트 중동 특사에게 일임했었다. 국무장관에게 중동평화협상을 맡겼던 전임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행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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