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르포]"농번기인데…" 가뭄으로 밑바닥 드러낸 전국 저수지, 애타는 농민들

댓글 5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충남·경기·강원 등 일부 지역에 가뭄 주의보

봄비가 적게 내리면서 저수지마다 바닥 드러낼 판

지자체마다 절수대책 마련하고 농업용수 개발도

충남 서산시는 22일 시민들에게 가뭄극복 동참을 호소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가뭄으로 논에는 먼지가 날리고 저수지의 저수율도 절반 이하에 머물어서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담화문에서 "영농철을 앞두고 농민의 가슴이 바싹 타들어 가고 있다"며 "하늘도 무심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극심한 가뭄에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충남 등 중부지방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1일 오후 국내 최대 규모인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에서 낚시꾼들이 이용하는 좌대중 일부가 물밖으로 올라와 있다. 예산=프리랜서 김성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뭄으로 지자체마다 비상이 걸렸다. 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고 일부 논은 물 부족으로 모내기도 못 할 판이다.

경기도의 경우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지난 16~17일 기준 도내 342개(농어촌공사 관할 95개, 시·군 관할 247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49.5%를 기록했다. 평년 저수율 77.4%에 비해 27.9%p 낮았다.

이 중 저수량이 1200만t에 달하는 안성시 금광면 금광저수지는 현재 저수율이 16.4%밖에 안 된다. 안성 마둔저수지(유효저수량 470만t)와 화성 기천저수지(유효저수량 210만t)의 저수율도 각각 17.8%, 26%로 절반도 안 됐다. 저수율이 30%도 되지 않는 경기도 내 저수지는 모두 21곳이다.

충남지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52%밖에 안 된다. 평년 80%보다 28%p 낮은 수치다.

중앙일보

충남 등 중부지방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1일 오후 국내 최대 규모인 충남 예산 예당저수지에서 낚시꾼들이 이용하는 좌대중 일부가 물밖으로 올라와 있다. 예산=프리랜서 김성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충남지역 대표적 농업용수 공급원인 예산 예당호 저수율은 37%에 불과하다.

충남 서북부지역 8개 시·군에 생활용수와 산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도 이날 오전 11시 기준 10.8%에 그치고 있다. 평년 대비 25.9%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지난 3월 25일부터 가뭄 경보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강원 강릉시와 양양군 등도 가뭄으로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22일 현재 전국 3394개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64.3%로 평년(75.9%)보다 11.6%p 낮다.

이중 주요 저수지 1852곳 중 저수율이 50% 미만인 저수지만 71곳이나 된다.

특히 경기 안성과 충남 홍성·서산·보령·예산지역은 가뭄 우려지역으로 분류될 정도다.

저수율이 낮은 이유는 봄에 비가 오지 않아서다. 올해 전국 평균 강수량은 156㎜로 평년(279㎜)의 56%에 그쳤다.

앞으로도 비가 오지않으면 경기 남부와 충남 서부 지역 등 일부 지역은 용수 부족으로 농사를 짓지 못할 수도 있다.

각 지자체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는 올해 가뭄대책사업비로 237억원을 편성한 데 이어 40억원을 이번 1차 추경예산에 추가로 반영했다.

안성·화성 등 19개 시·군 165개 용·배수로 33.5㎞ 구간을 보수·보강해 물 손실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보와 관정, 양수장 등 용수개발도 추진한다.

충남 태안군은 예비비 17억원을 긴급 투입해 관정 47곳을 개발하고 간이양수장과 보 설치, 농업용수 개발에 나섰다. 청사와 의회 화장실과 구내식당, 야외수도시설에 밸브 조절기를 설치하고 물 절약 안내방송도 수시로 할 방침이다.

충남 보령시는 보령화력발전소와 서천화력발전소에 대한 산업용수 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 23일부터 25일까지 1일 최대 6만2000t씩 총 18만t을 부사호에 집중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경기·충남 등 일부지역의 가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관정이나 지하수 개발, 간이보 설치 등을 통해 용수를 확보하고 논물가두기, 집단 못자리 등 물절약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성·수원=신진호·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