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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애니꿀팁] 고양이 배변실수를 지나쳐선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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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고양이마다 선호하는 화장실의 구조, 모래 재질 등이 다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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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정해진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 배변 실수를 한다며 난처해하는 집사들의 고민을 종종 듣습니다. 이때 훈육을 한다고 무조건 혼내거나 벌을 준다면 그 원인은 해결되지 않은 채 고양이와 반려인간의 신뢰만 깨지게 됩니다. 때문에 문제행동을 발견하면 고양이의 본능, 특성, 입장을 먼저 고려해보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음식이 각기 다릅니다. 선호하는 화장실 구조, 모래 재질 등도 개체마다 각기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예컨대 화장실 근처에 물그릇과 밥그릇을 놔주면 그 장소가 맘에 들지 않아 먹이와 물을 먹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요. 물을 마시지 않아 요로가 막혀 배뇨곤란, 혈뇨 등을 일으키는 고양이하부요로기증후군에 걸려 동물병원을 찾는 고양이 환자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이처럼 고양이가 화장실 외에 침대나 이불에 배변을 한다면 단순히 나쁜 행동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위치가 적절한 지부터 점검해보고, 정서적·의학적·본능적인 측면 등을 다각도로 고려해봐야 합니다.

먼저 고양이에게 맞는 화장실 환경인가를 봅니다. 원칙적으로 고양이 화장실은 한 마리당 한 개 이상, 고양이 체격에 맞는 충분한 크기로, 조용한 장소에 위치해 있어야 합니다. 또 화장실은 매일 청소해야 합니다. 많은 고양이가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고, 작고 지저분해 안정된 상태에서 볼 일을 볼 수 없다면 당연히 이 불편함을 해소할 길이 없어 적절치 않은 배변행동으로 표현하게 됩니다.

고양이는 또 ‘아프다’는 것을 배변배뇨 장애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관절염, 디스크, 변비, 방광염 등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앓고 있으면 아프니까 화장실까지 미쳐 가지 못하고 중간에 배변실수를 하게 됩니다. 따라서 화장실을 둘러보고 화장실 자체에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된다면, 이제 건강검진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한국일보

고양이는 통증을 매우 잘 감추는 동물이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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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통증을 매우 잘 감추는 동물입니다. 그래서 아픈 신호를 매우 특이하게 표현하는데요. 구석에 가서 숨기, 식빵자세로 앉아 오래 머물기, 안 먹기, 울기 등과 함께 배변배뇨 장애도 건강 이상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화장실 자체의 문제, 건강이상이 아니라면 어릴 때 훈련이 되어 있지 않거나 정서적으로 문제가 없는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정서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우선 스트레스를 최소로 줄여줘야 하는데요. 안정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정서적 안정을 돕는 개박하(캣닢), 개다래나무(마따따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도 별 성과를 보이지 않는다면 최후에는 수의사의 도움을 받아 약물치료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배변장애는 여러 각도에서 접근해서 그 원인을 찾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모색해야만 합니다. 관계에서 오는 갈등은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고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듯이 고양이가 보이는 문제행동도 고양이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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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수의사(이리온 동물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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