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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연예기자24시]"문희준 보이콧" 안티보다 무서운, 돌아선 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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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문희준이 벼랑 끝에 몰렸다. 우직한 행보로 대중의 싸늘한 시선도 극복해 낸 그가 데뷔 21년 만에 맞닥뜨린 상황은 애석하게도 식어버린 팬심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H.O.T 갤러리 일동은 지난 20일 ‘문희준 지지 철회 성명서’를 발표하며 문희준에 대한 지지 철회를 공식화했다.

H.O.T. 갤러리 측은 “군 제대 이후 대중의 평판이 회복되면서 문희준은 겸손한 자세를 버리고 각종 부적절한 발언과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작년에는 콘서트와 결혼, 재결합과 관련한 여러 가지 문제적 언행이 잦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팬들은 진정성있는 해명과 사과를 기다렸지만, 돌아오는 것은 변명으로 점철된 팬 기만적 편지와 굿즈 문제 무대응, 계속되는 멤버비하 뿐이었다. 문희준의 이러한 부적절한 행동들은 팬들의 추억과 그룹의 명성, 타 H.O.T.멤버들의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판단되어 이에 지지철회를 성명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지 철회 성명을 한 H.O.T 갤러리가 H.O.T 혹은 문희준의 모든 팬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년간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온 열성팬들이란 점에서 이들의 움직임을 주목할 만 하다.

특히 특정 연예인에 대한 보이콧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팬의 사례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JYJ 박유천 외에는 없었던 점을 감안하며 이번 H.O.T 갤러리의 선택은 문희준으로선 뼈아픈 일이다.

공교롭게도 팬들이 문희준의 행보를 다소 의뭉스럽게 지켜보게 된 시점, 그의 결혼 발표가 있었다. 하지만 팬들이 거듭 강조하는 바와 같이 문희준의 결혼 자체로 팬심이 돌아선 건 아니다.

다만 문희준의 결혼 발표가 그의 일련의 행보를 돌이켜보게 된 도화선이 됐으며 이후 이어진 팬들의 지적에 대한 문희준의 대처가 프로답지 않았단, 그리고 팬들에게 진솔하게 와닿지 못한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들은 “문희준이 결혼했기 때문에 지지철회 하는 것이 아니”라 강조하며 지지 철회를 택한 다섯 가지 이유를 구체적인 정황을 들어 설명했다. △팬을 대하는 태도 △명백한 거짓말로 팬과 대중을 기만한 점 △무성의한 콘서트 퀄리티 △멤버 비하와 재결합 관련 경솔한 언행 △불법적 굿즈 판매와 탈세 의혹 등이다.

물론 팬들의 주장은 일면 주관적인 의견의 합일 수 있고, 그들이 제기한 의혹의 진위는 실제 장부를 열어보지 않으면 불법성 여부를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보이콧이라는 행위의 선택 기준이 언제나 객관성만을 담보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정황상 어느 정도 정당성이 확보된 주장이라면 보이콧 당사자로 지목된 문희준 역시 충분히 귀를 기울여야 하는 지점이라 판단된다.

한 때 문희준을 ‘안티왕’으로 군림하게까지 했으나 문희준의 당당하고 우직한 행보에 마음을 돌린 대중은 이번 논란에서 철저히 제3자로 태세를 전환했다. 팬들이 문희준을 향해 전쟁을 선포한 마당에 ‘총질’을 할 이유도, 명분도 없는 만큼 대중은 꽤나 객관적으로 이번 논란을 바라보는 분위기인데 다수의 반응은 “자업자득” “오죽했으면 팬들이 등을 돌렸겠냐” 등이다.

개인, 나아가 한 남자로서 문희준이 보듬어 갈 대상은 소율과 갓 태어난 딸 등 가족이지만 가수이자 연예인인 문희준이 보듬을 대상은 오늘의 자신을 존재하게 해 준 팬이었다. 어쩌면 문희준은 이 명백한 차이를 간과한 건 아닐까. 안티보다 무서운 건 결국, 돌아선 팬심이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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