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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르포] 구글 남자 화장실에 생리대가 있다?…잘 먹는 문화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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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구글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쇼어라인 앰피시어터(Shoreline Amphitheatre). 구글 개발자 회의 ‘구글 I/O(Input-Output)’ 참석을 위해 배지(Badge)를 받았다. 배지를 받는 곳에는 ‘He/Him’, ‘She/Her’, ‘They/Them’이라는 3개 스티커가 함께 놓여 있었다. 이 때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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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바 위에 서서 구글 캠퍼스 입구부터 방문자를 반겨주는 안드로이드 조형물. /마운틴뷰=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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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캠퍼스의 안드로이드 조형물을 지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들어간 남자 화장실 세면대에서 생리대와 탐폰을 보았다. ‘남자 화장실에 왜 생리대를 두지?’라는 의문이 생겼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은 생물학적 성(性)이 아닌 사회적 성 ‘젠더(Gender)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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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젠더를 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구글I/O 참가자 배지. /김범수 기자



젠더를 존중하는 이유는…차이를 인정하는 문화

젠더는 생물학적인 성을 떠나서 본인의 성을 스스로가 규정할 수 있는 사회적 성 역할을 말한다. 구글이 ‘그’와 ‘그녀’ 또는 ‘그들’로 뱃지를 구분해 놓은 것은 참가자의 젠더를 존중하기 위해서다. 자신의 성을 규정할 수 있고, ‘남자와 여자’에 국한된 성에서 더 자유롭고 싶은 사람은 성의 분간이 없는 지칭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남자 화장실에 탐폰이나 생리대는 생물학적으로 여성이지만 본인을 남자로 규정한 누군가가 남자 화장실을 쓰더라도 불편이 없도록 하기 위한 배려이다. 실제로 생리대나 탐폰을 누가 쓰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한 차이를 인정하는 내부의 문화가 중요하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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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아침 식사 장소인 요시카 앞에 붙은 애완견 요시카의 사진. /마운틴뷰=김범수 기자



잘 먹는 게 중요하다...전 세계 185개 구글 오피스가 자체 식당 운영

구글의 또 다른 문화는 ‘잘 먹는 문화’다. 구글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일하는 반경 150피트 내에 간식이나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캠퍼스가 조성돼 있다”며 “또 구글 직원이라면 누구든 초대해서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아침과 점심은 항상 제공하고 저녁은 별도 신청을 통해 받을 수 있게 했다.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만 식당이 30개 이상 자리 잡고 있고 전 세계로 확대하면 총 185개의 구글 사옥 내 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간이 부엌(Micro Kitchen)’도 곳곳에 있어 간식이나 음료도 언제든 먹을 수 있다.

구글의 아침을 열어준다는 식당 요시카에서는 야채와 과일, 베이글과 커피, 스프와 계란 요리 등 아침에 어울리는 메뉴를 제공했다. 직원들은 식사를 하고 서로 인사하며 소식을 전하며 편하게 대화하는 모습이었다. 요시카라는 이름은 구글 수석 부사장인 우르스 회즐의 애완견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요시카는 반려견 등 동물을 존중하는 구글의 또다른 문화를 상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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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의 카페 전경과 식당 전면부에 놓인 무대. /마운틴뷰=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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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기 위해 이용하는 ‘찰리의 카페(Charlie’s Cafe)’에는 서양식(式) 식사부터 인도식, 일식, 한국식 메뉴가 준비돼 있었다. 많은 직원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요시카와는 달리 상당히 붐볐다. 각 국의 특징을 담은 요리가 눈길을 끌었다.

이 식당에는 무대가 마련돼 있다. 구글의 신제품이 나오면 주중 목요일에 전 직원을 불러두고 회의를 연다. 회의 이름은 ‘TGIF(Thanks God It’s Friday)’. 창업 초기 금요일마다 창업자들이 회사 돌아가는 사정을 격의 없이 이야기했던 데서 유래했다. 지금도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등이 직접 등장해 신제품을 소개한다.

구글에도 야근이 잦다?...성과 평가는 냉혹

구글에 따르면 저녁을 먹는 직원들이 많다고 한다. 야근도 잦은 편이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우선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기 때문에 야근하는 직원이 있다. 개인 사정이 생겨 자리를 비울 경우 이메일로 보고만 하고 별도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대신 본인이 맡은 업무는 별도로 시간을 내서 성과를 내면 된다. 보통 직원들은 야근하며 업무를 해결한다.

구글의 경우 근무 시간의 20%를 자신이 원하는 개인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출퇴근이 자유롭고 다양성을 존중하지만, 성과에 대한 책임은 철저하게 져야 한다. 평가는 냉정한 편이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실제로 해고 당할 수도 있다.

구글에서 10년간 근무한 이동휘 엔지니어는 구글에서 검색을 담당하는 부서에 있다. 그는 “구글은 각 부서에 관리자가 여러명”이라며 “제품을 개발하는 관리자도 있지만 인사만을 관리하는 관리자, 조직을 관리하는 관리자, 해당 분야 교육만을 맡는 관리자가 별도로 있다”고 말했다.

한 부서의 부장이 인사, 교육, 조직관리, 제품 개발 등을 모두 맡는 한국 조직 문화와 차이가 있다. 구글처럼 관리자 영역을 나눠두면 과도하게 업무가 집중되지 않아 효율성이 올라가고 팀이 커져도 통제가 가능해진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피자 한판이 부족한 팀’이 구글 팀 구성의 특징으로 약 20명으로 구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

영감을 주는 광활한 캠퍼스...건물만 120개

구글 캠퍼스는 현재 약 120개의 건물로 이뤄져있다. 광범위한 캠퍼스를 자랑하는데 캠퍼스에는 개인 사유지인 주택이 있을 정도다. 캠퍼스가 넓어 곳곳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G바이크’가 있다. 면적이 넓은 만큼 녹지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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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상징 색인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이 모두 담겨있는 G바이크. /마운틴뷰=김범수 기자



캠퍼스에는 체육관과 오락시설이 마련돼 있고, 넓은 수영장은 없는 대신 ‘인피니트 풀(Infinite pool)’을 마련해뒀다. 기자가 오후 5시쯤 들어가본 체육관에는 약 30대의 트레드밀(Treadmill·러닝머신) 위에서 달리고 있는 직원들이 많았다. 게임장에는 아주 오래된 오락기와 ‘DDR’이 놓여있었다. 인피니트 풀은 물이 계속 흐르게 만들어 제자리에서 수영을 하게 만든, 수영용 트레드밀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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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보다 조금 큰 수영장인 인피니트 풀. 물이 계속 흐르게 만들어 제자리에서 수영을 할 수 있게 만든 수영용 트레드 밀이다. /마운틴뷰=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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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캠퍼스 내에는 안드로이드 조형물과 함께 우주 왕복선을 본뜬 조형물, 공룡 화석을 직접 본떠서 가져온 조형물까지 다양한 조형물이 있다. 직원들에게 영감을 불어주는 역할을 하는 형태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업데이트 될 때마다 서로 다른 안드로이드 조형물을 만들어 모두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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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게임장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직원의 모습. /마운틴뷰=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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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뷰=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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