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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TALK] 거세지는 北 GPS 전파 교란, 장파 표준시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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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31일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GPS(위성항법장치) 교란 신호가 탐지됐다. 저녁 7시 30분부터 4시간 12분 동안 지속됐으며 항공기 150대에 교란 신호가 유입되는 등 전파 교란의 영향을 받았다. GPS가 교란되면 GPS를 기준으로 정하는 표준시 동기화도 혼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해마다 거세지는 북한의 GPS 전파 교란 공격에 대비해 대한민국 표준시(KST)를 송출하는 새 방송국 설립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동안 단파(5MHz)로 표준시를 송출해왔는 데, 이번엔 50-100KHZ의 장파를 활용한 표준시를 송출하는 방송국을 설립하겠다는 것이다.

표준시가 중요한 이유는 시각 동기화에 의존하는 서비스가 많기 때문이다. 경영컨설팅 전문업체 ‘더비앤아이’가 2013년 공개한 ‘장파방송 경제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통신이나 방송, 금융, 전력, 기타 망 운영, 자동화 산업현장,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각 동기화에 실패할 경우 20년간 약 31조원에 달하는 손실비용이 발생한다.

KRISS 측은 “장파 표준시 송출 방송국이 GPS 기반의 표준시 동기화나 단파 기반의 표준시 송출의 단점을 극복하는 방법이 될 것”고 말했다.

특히 KRISS는 기상청 운용 지진관측망이나 폐쇄회로TV(CCTV) 무선네트워크망, 스마트그리드망 등과도 연동해 각종 부가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전송하도록 도화주는 국민 생활 송출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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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과학연구원 연구자들이 세슘 원자시계를 살펴보고 있다./표준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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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PS·단파 방송 한계 뛰어넘는 장파 표준방송국

KRISS가 추진중인 장파 표준방송국은 GPS와 단파 방송을 이용한 표준시 송출이 갖는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GPS 신호는 약 2만200km 상공에서 25와트의 출력으로 송신되기 때문에 지상에서의 수신 전력이 극히 미약해 태생적으로 전파 교란에 취약하다. GPS 주파수(1575MHz)와 동일한 주파수 대역에 인위적으로 고출력 전파를 방출하면 교란이 발생해 GPS 활용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다. 단파의 경우에는 직진성이 강해 산이나 건물 등 장애물에 막히면 장애가 발생했다. 이를 해소하려면 전국에 중계안테나를 세워야 하는데, 구축부터 유지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비용이 든다.

반면, 장파는 건물을 투과할 수 있어 실내에서도 언제든지 신호를 받을 수 있다. 또 파장이 길기 때문에 중계 안테나를 추가로 설치하지 않아도 송신탑 하나로 한국 전역을 아우르는 반경 1000km 이상의 거리에 전파를 송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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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SS 캠퍼스 내에 위치한 표준주파수국의 시보탑, 이곳에서 단파 표준시를 보급하고 있다. / 표준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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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교란될 위협이 없는 정확하고 안정적인 표준시 공급을 위해 GPS와 장파 표준시 방송을 병행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개의 송신소가 장파 표준시 전파를 송출하고 있으며 장파 수신기가 탑재된 기기들을 5000만 대 이상 보급하고 있다. 독일도 장파 표준시 수신기를 1억 대 이상 보급하는 등 장파 표준시 도입을 활성화하고 있다.

유대혁 KRISS 시간센터장은 “선진국들은 장파 수신기가 내장된 제품이 국가적으로 상용화하고 있다”며 “장파는 전력 소모가 적기 때문에 초소형 수신기만으로도 정보를 받을 수 있어 다양한 응용기술 개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2019년 시험방송 목표...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개발

KRISS는 2015년부터 ‘장파표준시 및 표준주파수 방송국 설립기반 구축’ 사업을 본격 시작하며 2019년 시험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따. 현재 장파 시험방송국 구축을 위한 설계를 완료했으며 반경 200km 송신을 목표로 KBS 여주 AM 송신소를 시험방송국으로 선정했다.

장파방송은 시각정보는 물론 전파를 통해 보낼 수 있는 정보를 송출할 수 있기 때문에 적용 분야가 다양하다. 기상이나 지진, 방사능 등 각종 재난재해로 통신망이 두절돼도 경보를 신속하게 알려주거나 스마트그리드, 지능형교통시스템,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비즈니스로도 활용 가능하다.

이를 테면 지진이 발생할 경우 기상청이 운용하는 지진관측소의 모니터링 데이터가 중요하다. 지진파의 도달 시간을 토대로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시각 동기화가 되지 않으면 지진의 전파 방향 데이터가 달라져 정확한 자료를 산출할 수 없다.

CCTV 네트워크망에서도 정확한 시각 정보는 필요하다. CCTV에 장파 수신기를 달면 자연스럽게 정확한 시각 동기화가 이뤄져 범죄 사건 추이를 정확하게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 전국의 모든 CCTV를 동일한 시각으로 동기화할 수 있다.

유대혁 센터장은 “장파방송은 국가 시각동기 및 정보망의 안정적 운용 뿐 아니라 새로운 공익적, 경제적, 사회적 응용 분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국가 인프라”라며 “시험방송국 이후 한반도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본 방송국 구축에 이르기까지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수 기자(rebor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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