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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트럼프의 `숨겨진 딸` 티파니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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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트럼프 대통령(왼쪽)이 지난해 10월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티파니와 테이프 커팅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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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녀 티파니(23)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한 말이다. 둘째 아내인 마를라 메이플스가 혼전 임신 사실을 알리자 트럼프는 기뻐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는 극구 부인했지만 이 발언을 두고 낙태를 암시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티파니가 태어나고 두 달이 지난 1993년 12월. 트럼프와 메이플스는 결혼식을 올린다.

원치 않던 자식이어서 그럴까. 다른 자녀들과 달리 티파니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 트럼프가 총애하는 장녀 이방카가 매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도널드 주니어, 에릭, 그리고 막내 베런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지만 티파니는 그렇지 못했다. 티파니가 유세 현장에 종종 모습을 드러냈음에도 사람들은 둘째 딸이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미국 언론은 티파니에게 트럼프의 '숨겨진 딸'이라는 별칭을 붙였다.

티파니와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가깝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티파니는 "(자신이) 엄마와 매우 가까우며, 엄마가 나를 싱글맘처럼 키웠다"고 털어놓았다. 메이플스와 트럼프가 이혼한 1999년 이후에는 엄마와 함께 살았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날인 11월 8일 폭스뉴스에 나와 "나는 도널드, 에릭, 이방카가 매우 자랑스럽다. 티파니는 뛰어나긴 하지만 이제 대학교를 마쳐서 그런지 덜 자랑스럽다"고 마지못해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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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와 이방카가 다정하게 있는 모습. /사진=티파니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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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와 트럼프의 부녀관계는 이방카의 말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이방카는 자신의 저서인 '트럼프 카드(The Trump Card)'에서 캘리포니아에 사는 티파니는 항상 뉴욕에 사는 가족과 동떨어져 있었다고 썼다. 특히 이방카는 다른 자식들이 아버지의 경제적 지원을 받았음에도 티파니는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고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티파니가 부잣집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살았음에도 트럼프는 돈을 주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방카는 "티파니가 단지 원하던 것은 친구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혜택을 받는 것이었다"며 친구들과 달리 티파니는 개인 신용카드도 없었다고 했다.

동생을 딱하게 여긴 이방카는 급기야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티파니가 대학에 진학하자 용돈을 챙겨주라고 부탁한 것이다. 저서에서 이방카는 "나는 아버지에게 가서 티파니 크리스마스 선물로 신용카드를 챙겨주라고 말했다"고 했다. 이방카라면 껌뻑 죽는 트럼프가 부탁을 거절했을 리 없다. 티파니도 오랜만에 들떠서 감사의 표시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로 살았음에도 티파니와 이방카는 친했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받아든 티파니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티파니의 신용카드 한도가 월 500달러(약 56만원)로 책정돼 있었던 것이다. 이 때문에 친구들과 레스토랑을 갈 때 티파니는 더치페이를 하는 것은 물론 센트 단위까지 나눠서 계산을 했다고 한다. 트럼프는 37억달러(약 4조170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재력에 비해 티파니를 '심하게' 다뤘다는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가 티파니 노출을 꺼렸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드라 스탠리 NYT 기자는 캠프가 이방카는 물론 이혼한 메이플스와도 인터뷰를 허용했지만 티파니와의 접촉은 막았다고 썼다. 스탠리 기자는 "티파니 취재에 나서자 트럼프 캠프에서 엄청난 '저항'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티파니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지난해 미국 명문 펜실베이니아대학교를 졸업한 티파니는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에 합격해 오는 가을학기 입학을 앞두고 있다. 티파니가 로스쿨에 진학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금수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티파니가 아무리 좋은 성적을 거둬도 결국은 '트럼프'라는 이름 때문에 합격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것이다.

하지만 티파니가 실은 아버지의 따듯한 보실핌을 받지 못한 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박의명 국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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