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38037732 0322017052038037732 08 0801001 5.17.9-RELEASE 32 IT조선 0

[막동톡] 대란 사태에 무용지물 된 단통법…이대로 괜찮은가

글자크기
삼성전자가 이통3사를 통해 4월 출시한 갤럭시S8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습니다. 93만4000원으로 비싸지만, 한국 시장에 출시된 후 예약 판매로만 100만대 이상 팔렸습니다.



하지만 일부 판매점은 출시 한 달도 안된 갤럭시S8을 기존 가격보다 80만원이나 싼 10만원대에 판매하는 등 이른바 '대란' 사태를 일으켰습니다. 제 값을 주고 제품을 산 기존 구매자가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일반 판매업자의 반발 역시 거셉니다. 싸게 갤럭시S8을 판매한 일부 업체 때문에 기존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의 비판을 받는가 하면, 대란 사태 기간에는 제품의 판매 자체가 불가합니다.

IT조선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2014년 10월 1일부터 휴대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단말기유통법을 시행했습니다. 전국 어디서 누가 휴대폰을 사든 제품 구매 가격을 같게 함으로써 소비자 차별을 방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서울 신도림에서 70만원에 살 수 있는 스마트폰은 시골 휴대폰 대리점에서도 같은 가격에 살 수 있도록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단말기유통법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이통3사 간 가입자 뺏기 경쟁이 펼쳐지지 않을 때는 정상 작동하지만, 어느 한 업체가 불법 보조금을 태우기 시작하며 경쟁을 펼치면 통제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누가 잘못이라고 지적할 틈도 없이 3사 모두 불법 보조금 경쟁에 몰입하기 때문입니다.

단말기유통법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 경쟁 체제에 정부가 강제로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법입니다. 하지만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대란 사태는 정부가 억지로 휴대폰 시장을 통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단말기유통법에 있는 '지원금 상한제'를 조기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최대 33만원까지 줄 수 있는 지원금 상한선을 없애 업체 간 자율 경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일반 국민은 갤럭시S8 '대란' 사태가 발생한 후 입은 상처가 큽니다. 지원금 상한제 폐지가 대란 사태를 막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줄 것인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정부가 통제하기 어렵다면 일찌감치 단말기유통법을 폐지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합니다.

IT조선 이진 기자 telcojin@chosunbiz.com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