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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대화는 한다는 중국 … 사드 해법 ‘시작의 시작’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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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특사, 왕이 부장과 4시간 토론

“실무팀 통해 논의” 제안, 중국 측 동의

시진핑 주석과 면담 땐 거론 안 돼

“하루 이틀에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고 지속해서 깊이 있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겠다는 판단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방중한 이해찬 전 총리가 19일 베이징 특파원들과의 브리핑에서 한 발언이다. 특사 외교를 통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갈등 해법 마련의 첫단추를 꿰긴 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고 험난하다는 의미다.

이 특사는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하고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면담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40분간 진행됐다.

시 주석은 사드 문제 등 구체적인 현안은 일절 입에 올리지 않았다. “중국도 한국만큼 한·중 관계를 중시한다”며 “양국 관계를 이른 시일 내 정상적인 궤도로 되돌리길 바란다”는 등의 원론적 발언을 했다. 대신 구체적인 논의는 왕이(王毅) 외교부장 및 양제츠(楊潔?)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면담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일종의 역할 분담인 셈이다. 특히 18일 만난 왕이 부장과는 만찬을 포함해 4시간 넘게 사드 문제를 위주로 토론했다.

특사단의 일원인 서주석 전 청와대 안보수석은 “중국의 입장은 결자해지(結者解之)란 말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문제를 일으켰으니 한국이 실질적인 조치로 풀라는 것이다.

왕 부장은 “한국이 유효한 조치를 취해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는 말을 두어 차례 언급했다. 왕 부장은 특히 “한국이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들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표명해 특사단이 “한국은 MD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한국형 MD(KMD) 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특사단은 한국의 행동 조치를 원하는 중국 측에 “중국의 전략적 안보 이익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으며 진지한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을 준비가 돼 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갓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한국 정부 구성이 완성되면 관련 부서 당국자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실무협상단을 중국에 보낼 테니 이를 통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논의하고 접점을 찾아보자”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선 중국 측도 원론적으로 동의했다는 것이 특사단의 전언이다. 박근혜 정부와는 대화조차 거부하던 것에 비하면 한 걸음 누그러진 태도를 보인 것이다. 사드 해결이 이제 ‘시작의 시작’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향후 정부는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절충안을 마련한 뒤 다시 중국과 협의하는 등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단 관계자는 “방중 협의가 한 차례가 아니라 여러 차례 거듭되어야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최대 쟁점은 사드 체계에 포함된 레이더의 탐지 거리다. 중국은 저기능 레이더로 교체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는 사드 운영 주체인 미국의 입장이 관건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사드 보복의 즉각 해제는 일반적인 기대만큼 쉽지는 않아 보인다. 특사단의 심재권 의원은 “우리 측에서 롯데 문제, 관광·문화교류·전세기 취항 등을 언급하며 사드 보복 해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왕 부장은 특별한 언급이 없었으나 양 국무위원은 “한국의 우려를 알고 있으며 적극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 특사단 관계자는 “(보복 조치들을) 당장 풀어주겠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사드) 해결책이 마련되는 것을 보아가며 서서히 풀어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예영준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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