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검찰 2인자인 이창재·김주현 사의 표명
고검장급 9명 가운데 3명 사표…쇄신 규모 커질듯
법무부 장관·차관과 검찰총장·대검 차장 등 법무·검찰 최고위직 네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법무부는 권익환(48·22기) 기획조정실장이 법무 장관 업무를, 대검은 윤웅걸(51·21기) 기획조정부장이 총장 업무를 대행하게 됐다.
여기에 서울중앙지검장에 현 이영렬 검사장보다 5기수나 아래인 윤석열(57·23기) 대전고검 검사가 임명되면서 문재인 정부 초반 검찰 인사 폭은 예상보다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법무·검찰의 경우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는 총 47명으로 이 가운데 고검장급 인사는 총 9명이다. 법무부 차관과 대검 차장, 법무연수원장,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고검장·서울중앙지검장이다.
9명 가운데 3명이 사의를 표명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윤 검사가 임명되면서 지검장급으로 환원됐다.
현직 검사장급 가운데서는 19~20기는 고검장 승진 대상이다. 승진 경쟁에서 밀린 경우 옷을 벗는 검찰 조직 문화 특성상 대규모 물갈이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검사장 승진 대상인 22~23기도 마찬가지다.
당장 동기나 후배를 직속상관으로 맞이한 이동열(51·22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이정회(51·23기) 2차장검사의 거취도 관심사다. 서울중앙지검 2·3차장은 검사장 승진이 유력한 자리로 꼽힌다. 이들이 승진에 실패할 경우 사의를 표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사장급의 자리를 줄일 가능성도 있다. 검사장급 인사가 기용되는 자리는 법무부 실·국장과 대검 부장·지검 검사장·고검 차장검사 등 총 36개다. 다만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윤 검사의 서울중앙지검장 임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추가로 고검장 자리를 줄이느냐’는 질문에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중앙지검장이 검사장급으로 내려가면서 직급 파괴 현상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 검사장이 기용돼왔던 서울중앙지검 1차장의 위상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검사장이 초임 검사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차장 검사에 검사장급을 기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차장급으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검사장급 인사 이후에 후속으로 이어지는 차장·부장검사급 인사도 만만찮은 바람이 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황태자’로 꼽혔던 우병우(51·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인맥으로 분류되는 ‘우병우 사단’에 대한 솎아내기 작업도 병행될 가능성이 커서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고검장·검사장급 간부들이 추가로 사표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무부 고위 간부들도 일괄 사표를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파격 인사라는 말이 많은데 이 같은 표현도 부족하다”며 “추가 인선을 봐야겠지만 검사장 여러명이 추가로 사표를 던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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