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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삼성, 합병 찬성하면 신사옥 무상 건축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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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재용 부회장 재판서 일성신약 대표 진술

삼성물산 330만주 보유했지만 합병 반대하자

삼성 쪽 “회사 사옥 무상 지어주겠다” 제안



한겨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월26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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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서 삼성물산이 합병에 반대하는 일성신약에 합병 찬성을 요청하며 여러 차례 ‘은밀한 제안’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삼성물산 주식을 330만주 보유했던 일성신약은 합병 비율이 소액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합병을 반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의 심리로 19일 열린 이 부회장 등의 16회 재판에는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윤 대표는 “2015년 6월께 만난 이영호 삼성물산 부사장이 삼성물산에서 회사 사옥을 무상으로 지어주겠다며 합병 찬성을 요청했다고 부친(윤병강 일성신약 회장)이 말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윤 대표는 “부지 270평에 40층 높이 건물을 지으려고 계획했지만 지주들 반대도 있고 구청과 서울시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아 답보 상태에 있다”며 “땅값 빼고 실비용으로 건축 비용은 500억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증인으로 출석한 조아무개 일성신약 채권관리팀장도 “이영호 부사장이 찾아와 합병에 찬성해주면 신사옥 건설을 삼성물산에서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제안했지만 윤 회장님 말도 안 된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부 소액주주들은 소해를 보는데 이런 식으로 (찬성)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뒤로 보상받는 것은 언제든 문제가 될 거라 보고 거절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삼성 쪽에서 일성신약에 삼성물산 주식 매수 가격으로 9만원을 제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 대표는 “2015년 6월께 삼성 계열사 증권회사 임원이 ‘목표 주가대로 하면 매각을 할 수 있냐’며 9만원을 제시했고, 같은 해 7월 김신 삼성물산 사장, 김종중 미래전략실 사장을 만나 같은 말을 들었다”며 “9만원은 안 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삼성 쪽의 신사옥 무상 신축, 주당 9만원 제안 등을 받고도 거절한 이유에 대해 “상식적으로 그런 일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쪽 변호인은 “일성신약은 수백억 원대 소송을 하는 반대 당사자로 합병의 부당성 등을 증언할 동기나 유인이 크다”며 “9개월 동안 소송하다 갑자기 사옥 신축, 주식매수 제안을 밝혀 조정을 요청하려고 근거 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성신약은 삼성을 상대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무효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윤 대표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삼성의 중요한 과제였다고도 지적했다. 윤 대표는 “2015년 7월 김종중 사장이 합병 찬성을 부탁하며,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이재용 부회장이 빨리 경영권을 승계하려는데 상속을 통해 승계하면 상속세로 재산 반이 날아간다고 했다”며 “삼성 중공업과 엔지니어링 합병에 실패해 이번에도 실패하면 다시 추진은 쪽팔려서 못한다며, 이번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을 검증하는 것이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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