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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일성신약 "삼성, 합병 찬성 대가로 공짜사옥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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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공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성신약 직원 증언…"윤병강 회장에게 들어"

별도 주식매수 가격 제안도…모두 거절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삼성물산의 주주였던 일성신약이 삼성 측으로부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조건으로 신사옥 무상 건립과 별도의 주식매수 가격을 제안 받았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뇌물공여 1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일성신약 채권관리팀장 조모씨는 윤병강 일성신약 회장으로부터 이 같은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당시 윤 회장에게 듣기론 삼성물산 측에서 회사에 자주 방문했고 저희 회사가 신사옥 건립 예정이었는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면 삼성물산이 (건설을) 지원하되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며 "회장님이 말도 안 된다며 거절한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특검이 당시 신사옥 건설비 예상 가격을 묻자, 조씨는 "삼성물산이 건설비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은 걸로 안다"며 "38층 건물 신축 예정이어서 약 1500억~1800억원 정도 예상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삼성 측이 윤석근 대표(부회장)에게 주식매수 가격을 9만원으로 제시했다는 내용도 나왔다. 조씨는 "윤석근 부회장을 통해 저런 얘기가 있었다는 것을 윤 회장이 말해줬다"며 "아마 2016년 초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특검이 조씨에게 일성신약이 삼성 측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묻자, 그는 "구체적 내용을 따로 듣진 못했지만 소액 주주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데 저희만 뒷거래처럼 이득을 챙기는 자체가 정당하지 않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뒤로 보상을 받으면 언젠가 문제가 될 거라는 취지로 (회장이) 말했다. 보상을 받아도 공정하게 다같이 받아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2015년 3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전 윤 회장이 삼성물산 김신 사장, 이영호 부사장과 골프를 함께 치면서 이 부회장의 승계 방안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고 들었다고도 전했다.

조씨는 "당시 이 부회장 승계과정에 대해 많은 말씀을 나눴다고 했고 윤 회장이 삼성물산도 잘 되고 소액 주주도 손해 보지 않게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합병비율이 1대 0.35로 발표되자 윤 회장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떠올렸다. 조씨는 "당초 예상과 달랐는지 윤 회장이 좀 격앙돼 있었고 일성신약이 보유한 주식 외에 회장님이 따로 보유한 주식을 그날 다 처분한 걸로 알고 있다"며 "본인이 얘기한 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목적은 이 부회장 승계작업의 일환"이라며 "소액 주주를 접촉해 돈으로 매수하려는 은밀한 제안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부회장 변호인은 "사옥 신축 건립 제안과 주식매수가격 두가지 제안을 했다고 하는데 일성신약은 1심부터 9개월간 소송을 하면서 법원에 한번도 말하지 않다가 항고심에서 뒤늦게 진정서에 언급했는데 매우 의심스럽다"며 "증인의 위치 등에 비춰 신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성신약은 대의명분을 말하나 실제론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였다"며 "회사의 주요한 자산을 매각하면서 이사회 결의 등 절차도 불투명했다"고 주장했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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