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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MLB] 류현진, 구속 감소에도 빛난 운영능력…9K 앞세워 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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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류현진(30). © AFP=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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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구속'의 감소가 '구위'의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류현진(30·LA 다저스)은 특유의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동안 93구를 던지면서 3피안타 3볼넷 9탈삼진 1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은 지난 2014년 9월1일 샌디에이고 원정경기 이후 973일만에 승리투수가 될 기회를 잡았다.

이날 류현진은 경기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의 실책성 수비로 세사르 에르난데스에게 3루타를 허용했고, 곧바로 프레디 갈비스에게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이어 다니엘 나바에게도 볼넷을 내주며 위기가 계속됐다.

무엇보다 류현진의 직구 구속이 140km 초반대에 머물렀다는 것이 불안한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타자들의 공략이 용이해지고, 좀 더 정확한 제구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부상 이후 현지 언론에서 류현진의 구속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우려를 떨쳐냈다. 빠른 구속을 가진 공만이 위력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빼어난 경기 운영 능력과 더불어 절묘한 컨트롤과 공배합이 어우러진 것이었다.

1회 실점 후 위기 탈출 때부터 이같은 조짐이 보였다. 류현진은 무사 1,2루에서 마이켈 프랑코를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했고, 알테르에게는 빗맞은 뜬공을 유도했다. 마이클 샌더스마저 삼진으로 돌려 추가 실점을 막았다.

이후로는 완벽한 류현진의 페이스였다. 직구 구속은 여전히 140km 초반대에 그쳤지만, 체인지업과 커브를 앞세워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가운데로 몰리거나 높게 제구되는 공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1회 이후 정타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2회까지는 체인지업으로 결정구를 삼은 뒤, 3회 이후 커브로 변경한 선택도 탁월했다.

순항하던 류현진은 5회 선두 타자 카메론 루프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오랜만에 허용한 정타였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이어진 타석의 투수 닉 피베타가 번트 자세를 취하고 있었지만 공 하나를 과감하게 뺐고,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이 곧장 2루로 던져 주자를 잡았다. 야수들과의 약속된 플레이가 맞아떨어진 아웃카운트였다. 위기를 넘긴 류현진은 또 다시 세 타자로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6회에도 선두 갈비스를 8구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이후, 나바를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했다. 이날 경기의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도 삼진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무려 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이는 올 시즌 류현진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으로, 지난 2014년 7월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홈경기에서 기록한 10탈삼진에 1개 못 미친 것이었다.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대에 그쳤지만, 이날 류현진은 누구보다도 위력적인 투구를 했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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