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정상회의서 주장…"김정은 손에 놀아나지 마라" 美 자제 촉구
필리핀은 이번 회의의 의장국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은 의장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북한의 그 남자를 막는 것은 중국에 맡겨야 한다"며 "핵전쟁에 승자는 없다. (한반도에 파견된) 미군의 군함은 공포를 부르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 같은 발언을 전하며 두테르트 대통령이 지금까지 반미(反美) 자세를 반복해서 보여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항공모함을 한반도에 파견해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여서 발언이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아세안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극히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북한을 다루는 데 자제력을 발휘해야 하며 세상을 끝장내려고 하는 김정은의 손에 놀아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전쟁은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반도 긴장은 미국과 북한이 장난감들을 가지고 노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핵 낙진이 생기면 아시아가 먼저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가장 큰 곤봉을 휘두르는 미국이 책임 있는 국가로서 더 신중하고 인내심을 가질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밤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해 이런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6월 말 취임 이후 자신의 '마약과의 유혈전쟁'을 인권 유린이라고 비판하는 미국에 등을 돌리고 친중국 외교노선을 걷고 있다.
그가 올해 아세안 의장으로서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해 대북 공조에 나선 한국, 미국, 일본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제기된다.
필리핀 두테르테 "미국, 한반도에서 손 떼라"…日언론 보도 |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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