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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Inter 분석실] '4월 선수상 도전' 손흥민, '왼발-오른발' 주발이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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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터풋볼] 서재원 기자= 4월은 손흥민의 달이었다. 지난해 9월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손흥민(24, 토트넘 홋스퍼)이 4월에도 최고의 선수에 도전한다. 만약 손흥민이 4월에도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다면, 이번 시즌 유일한 2회 수상자로 기록된다.

토트넘은 지난 27일 오전 4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16-17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잔여 일정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8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승점 74점으로 첼시를 다시 승점 4점차로 추격했다.

이 경기에 손흥민은 선발에서 제외됐다. 스리백 카드를 꺼냈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또 다시 윙백으로 기용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지난 첼시와 FA컵 준결승전에서 '생소한' 왼쪽 윙백의 역할을 담당했다. 익숙하지 않다보니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고,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68분 만에 교체됐고, 팀도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됐다. 공격이 풀리지 않자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변화를 준 것. 손흥민은 투입 동시에 활발하게 움직이며 팰리스의 수비를 교란했다. 공간이 나면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손흥민의 투입 이후 공격이 살아난 토트넘은 후반 33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결승골로 승리할 수 있었다. 득점에 직접적인 관여는 없었지만 손흥민의 투입은 분명 효과적이었다.

아쉽게 리그 연속골은 4경기에서 멈췄다. 그러나 손흥민은 4월 그 누구보다 빛났고 유력한 4월의 선수상 후보인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현재 시점에서 '윙백'이 아닌 '윙포워드' 손흥민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급이라 할 수 있다. 리그 5경기 5골. 이 기록이 그를 증명해 주는 지표다.

# 양발 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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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 중이다. 그는 이번 시즌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전에도 말했지만 그는 매우 좋은 해리 케인의 부상 속에 최전방에서 제 역할을 잘 해줬다. 그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선수다. 그는 왼발, 오른발을 모두 잘 쓸 수 있다. 자질을 갖춘 선수다" - 키런 트리피어

양발 잡이. 이 점이 손흥민의 성공적 부활을 이끌었다. 보통 수비수는 공격수의 주발을 파악하고 각을 좁히기 마련인데, 손흥민은 왼발과 오른발로 모두 킥이 가능하니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손흥민은 좌우 가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주발을 알 수 없다'는 말이 십분 이해되는 부분이다. 4월에 넣은 5골 중 왼발로 2골을 넣었으니 말이다. 이는 4월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무대에서 터트린 19골 중 오른발 득점이 11골, 왼발 득점이 8골이다. 기록만 봤을 땐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이번 시즌뿐이 아니었다. 비록 지난 시즌엔 왼발로 만든 골이 2골(8골 중)뿐이었지만, 레버쿠젠 시절 기록을 비교하면 이는 한 시즌에 한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두 시즌 동안 29골을 터트렸고, 왼발과 오른발로 각각 14골씩을 동일하게 기록했다. 1골은 헤딩골이었다.

# 좌-우 45도? 손흥민 Z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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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발 사용은 손흥민을 측면의 지배자로 진화시켰다. 왼발-오른발을 가리지 않다보니 좌우 측면을 가리지 않고 맹활약 중이다. 이에 포체티노 감독은 4-2-3-1 포메이션 상 왼쪽과 오른쪽 가리지 않고 손흥민을 기용했다.

물론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을 때 그 활약이 더 빛난 게 사실이다. 이번 시즌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한 경기는 총 13회(컵대회 포함)였고, 8골 3도움을 기록했다. 그가 이번 시즌 기록한 19골 4도움 중 절반에 가까운 수치를 해당 위치에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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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득점 위치를 분석해보면 또 손흥민이 특정 위치만 고집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손흥민은 리그 12골 중 6골을 왼쪽 측면, 5골을 오른쪽 측면 부근에서 터트렸다. 이는 손흥민이 경기 중 왼쪽과 오른쪽으로 활발한 위치 이동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수치기도 하다.

대부분 45도 각도였다. 지난 왓포드전에서 터진 중거리 골을 제외하곤 나머지 11골이 박스 안 45도 각도에서 이뤄졌다. 이는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페널티박스 부근 45도에서 공간이 열리면 지체 없이 슈팅했고, 골을 만들었다. '손흥민 존'이란 단어가 괜히 나온 말은 아니었다.

# 한국 축구의 전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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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지나 15일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33라운드 본머스전에서 리그 12호골이자 시즌 19호골을 성공시켰다. 한국 축구에 새로운 역사가 쓰인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레전드 '차붐' 차범근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인 유럽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과 타이를 기록, 전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차범근도 "자랑스럽다"며 손흥민을 응원했다.

토트넘은 오는 5월 1일 오전 0시 30분 홈에서 아스널과 35라운드를 치른다. 전설을 넘어설 때. 손흥민은 다가올 북런던더비에서 그 역사에 도전한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비록 지난 팰리스전에서 리그 연속골 도전에 실패했지만, 최근 토트넘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가 그이기 때문이다.

걸림돌이 있다면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첼시와 FA컵 준결승에 이어 팰리스전에도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첼시전에선 손흥민이 윙백으로 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팰리스전에서 자신의 판단미스를 인정하고 포백으로 변화한 만큼, 손흥민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이 아스널전에 득점해 북런던더비에 영웅이 될 수 있을까. 이제 단 한 골만 추가하면 한국 축구의 역사가 바뀌고, 그 스스로도 4월의 선수상의 확률을 더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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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유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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