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미 FTA는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만든 받아들일 수 없고 끔찍한 협정"이라며 "한국에는 훌륭한 협정이지만 미국에는 지독한 협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협상 의사를 언제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 "아주 곧, 한·미 FTA 5주년(올해)은 재협상을 시작하기에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특히 '종료'를 언급한 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측의 동의가 필요한 재협상과 달리 종료는 미국만의 의지로도 가능하다. 한·미 FTA는 한쪽 당사국이 다른 당사국에 협정 종료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서면으로 통보한 날부터 180일 후에 종료된다. 산업연구원은 한·미 FTA가 종료될 경우 양국 교역액은 2015년에 비해 연간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국내 상당수 전문가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와 관련해 즉각적인 행동에 나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FTA 재협상 또는 종료를 위해서는 의회 동의를 거쳐야 하는데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강조해 온 공화당의 기조를 감안하면 트럼프가 무조건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계산된 '협상 카드'라는 해석도 나왔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0억달러에 달하는 사드 비용을 부담하라고 요구하면서 통상 이슈와 연계해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범 기자(sbkim@chosun.com);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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