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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슈플러스] 다음은 무슨 말 할까?… 파격·혼란 '트럼프의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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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정책 ‘오바마 지우기’ 파열음/ ‘오바마케어’·‘반이민 행정명령’ 잇단 좌절 / 백악관 안보보좌관 낙마 등 인사도 난맥 / ‘언론과 전쟁’ 역풍… 국정 지지율 역대 최저 / 외국 찾지 않고 안방서 ‘美 우선주의’ 설파 / 러 ‘대선 개입’ 불거지며 다시 적대 관계

세계일보

Alexander Hunter/The Washington Times


29일(현지시간)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을 맞는다. 지난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3개월 10일은 파격과 혼란이 이어진 시간이었다. 대선 당시 캐치프레이즈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내걸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입성한 이후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저소득·저학력 백인의 적극적 지지를 바탕으로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외 정책에서 급작스러운 ‘오바마 지우기’에 나서며 파열음을 냈다. 임기 초반의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점차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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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지우기’에 몰입한 국내정책…학습효과 나타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폐기를 내걸었다가 좌절을 경험했다. 중동·북아프리카 출신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는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령했다가 야당 등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각급 법원은 잇따라 반이민 행정명령의 효력을 중지시켰다. 서류미비이민자(불법체류자) 추방 등 이념적 색채가 짙은 강력한 국정 드라이브가 제동이 걸리는 사이 백악관과 내각 인사도 혼란스러웠다.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클 플린은 정부 출범 초기 낙마했으며, 알렉산더 아코스타 노동부 장관 지명자는 여전히 상원의 인준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인사가 완비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언론은 민주주의 원칙인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무시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 뉴스’ 혹은 ‘가짜 언론’이라는 주장으로 언론을 무시하는 전략을 이어오고 있다. 야당과 사법부, 시민사회, 언론을 향한 거센 공격은 트럼프 정부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취임 이후부터 과반 이하로 하락한 국정 지지도는 이후 40% 안팎에 머물러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기자회견보다는 대규모 집회를 통해 지지자들을 만났다. ‘트위터 정치’도 이어가고 있다. 트위터 정치는 일부 보수 언론을 제외한 다수 언론매체와 사실상의 전쟁을 펼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된 무기이다. 백악관의 공식 직책을 맡고 있는 맏딸 이방카와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도 트럼프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초기의 강경 드라이브에서 벗어나 의회에 의견을 묻는 등 기존 워싱턴 정치의 관행도 일부 수용하기 시작했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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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에도 ‘힘’ 과시…외국 찾지 않은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외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전임자들이 취임 100일 전에 우방국을 돌며 동맹관계를 과시했던 것과 확연히 다른 흐름이다. 그는 대신 캐나다, 독일,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 정상들을 워싱턴과 자신의 별장인 플로리다주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만나며 미국 우선주의를 설파했다. 통상압박을 높이면서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선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내지 탈퇴 선언 등으로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다.

트럼프 정부가 대선 유세와 출범 직후 가장 많이 비판한 나라가 멕시코와 중국, 북한이었다. 동맹인 캐나다와 유럽연합(EU)에 대해서는 새로운 관계 설정 필요성을 제기하며 압박했다. 우방국인 캐나다를 상대로는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동안 주장한 EU 무용론에 대해서는 인식을 일부 변화할 여지를 보였다.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등에 도움이 된다며 비호했던 러시아는 ‘미국 대선개입설’ 등이 불거지면서 원래의 적성국 위치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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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가 가장 급격하게 수위를 바꾼 나라는 중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것이라며 압박을 강화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폐기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중 사이에 긴장도를 높였다. 이러한 긴장감은 4월 초 마라라고에서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 등을 거치면서 약화됐다. 미국 정부에서 북핵 위기 속에 중국 역할론이 부각되면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미국의 아시아 동맹인 일본과는 취임 직후 미·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우의를 다졌다.

트럼프 정부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지역의 대외정책에 무신경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지난 6일과 13일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을 포격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시리아에 대해서는 화학무기 사용을 이유로 공군기지를 포격했으며, 아프가니스탄의 IS 시설에는 ‘폭탄의 어머니’로 불리는 GBU-43/B를 투하했다. 언론은 내치 실패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 같은 공격으로 일시 반등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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