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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안철수 승부수 “개혁공동정부 구성, 국회가 총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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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구조개편 로드맵

靑 민정수석 폐지 등 권한 축소

김종인에 ‘킹 메이커’ 제안

남경필과 회동해 참여 요청할 듯

권력분점 고리 느슨한 연대 추진
한국일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국민대통합과 협치에 관한 구상 발표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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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8일 국무총리 추천권을 넘겨 국회 권한은 키우는 반면 청와대 민정수석실 폐지를 포함해 대통령 권한은 축소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개혁공동정부’, ‘대통합정부’ 로드맵을 발표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에게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장을 부탁해 사실상 ‘킹 메이커’로 나서줄 것도 제안했다. 대선 이후 권력분점을 고리로 정당 차원이 아닌 세력 차원의 느슨한 연대를 추진하는 한편, 김 전 대표 영입으로 합리적 개혁 성향의 보수ㆍ중도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5ㆍ9대선을 11일 앞둔 시점에 던진 마지막 승부수 성격이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핵 반대 세력과 계파 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모든 합리적 개혁세력과 힘을 합쳐 이 나라를 바꾸겠다”며 개혁공동정부 구상을 밝혔다. 안 후보는 특히 개혁공동정부 준비위 구성을 제안하며, 김종인 전 대표에게 위원장 직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공개했다.

안 후보의 구상은 사실상 차기 정부 구성과 관련한 전권을 김 전 대표와 국회에 넘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일례로 김 전 대표가 주장해 온 차기 대통령 임기단축을 전제로 한 개헌 추진 가능성과 관련해 “국회에서 국민 의사를 반영해 권력구조 개편을 결정하면 저는 전적으로 따르겠다”고 분명히 했다. 책임총리제 등과 관련해서도 “만약 원내교섭단체가 합의해 (총리 후보자를) 추천한다면 따르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당내에서, 같은 당 사람들과 꾸리는 통합정부위와는 다르다”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추진하는 ‘통합정부’와 차별화를 꾀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가 통합정부를 얘기하고 있지만 이를 보장할 제도적 장치는 없다”며 “선거 이후 결국은 민주당 사람들로만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카드는 중도ㆍ보수 후보간의 단일화나 정당간 선거연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실상의 단일화 효과를 노리는 승부수 성격이 짙다. 개혁공동정부준비위에 자유한국당ㆍ바른정당 소속 현역 의원이나 유력 정치인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면 ‘유권자에 의한 단일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한국당 홍준표ㆍ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모두 당 장악력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며 “아래로부터의 단일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안 후보가 내놓은 승부수의 파괴력은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에 참여하는 인사들의 면면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탈당 이후 “킹 메이커는 더 하지 않겠다”고 했던 김 전 대표는 일단 안 후보의 제안을 사실상 수용했다. 그는 언론에 “안 후보가 5월 9일 당선이 되면 이튿날부터 정부를 운영해야 하지 않느냐. 그러면 당선과 동시에 내각을 어떻게 구상할지 내놔야 한다”며 “후보가 선거기간 정신 없이 돌아다녀야 하니 누군가가 준비를 해줘야 한다”고 차기 정부 구성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르면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개혁공동정부준비위 등과 관련한 구체적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안 후보는 바른정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남경필 경기지사와도 조만간 회동해 준비위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대선 당시 안 후보를 도왔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 옛 멘토 그룹 인사들의 이름도 거론된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한국일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자택으로 나서며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전날 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와 회동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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