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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김동환의 시사경제 독법] 주가지수 2200포인트의 반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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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

6년만에 2200포인트를 넘어서 사상 최고가를 20여 포인트 앞두고 있는 우리 증시, 대부분의 개인 투자자들은 2200은커녕 1200포인트 정도도 체감할 수 없다는 푸념일색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몇몇 경기관련 대형주 일변도에 상대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투자하는 코스닥 지수는 여전히 600포인트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 등락을 하는 상황이다. 결국 외국인에 의한 외국인을 위한 외국인의 2200포인트라는 얘기다.

올 들어 외국인들이 거침없이 우리 주식을 주워 담는 동안에 그 나마 국내 기관과 개인들은 매도로 일관했다는 얘긴데 여기서 우리 경제와 주식시장을 보는 시각을 점검해봐야 한다.

국내 투자자들과 외국인들과의 시장을 보는 시각 차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걸까?

먼저 경기를 보는 시각차이다. 언젠가부터 한국에는 저성장은 숙명이라는 비관론이 퍼져있다. 이러한 비관론은 전세계적인 저성장에 중국과의 분업관계가 오히려 경합관계로 전환되면서 우리 산업의 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두려움에 기인한다. 순환론이 아니라 단절로 보는 것이다.

4월 20일까지 우리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8%나 늘었다. 올들어 계속 늘고 있는 수출, 기저 효과와 유가 상승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세계 경기가 좋아진다면 우리 경제는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출 제조 국가다. 사드로 인한 한중 관계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의 수출은 두 자리 수로 늘고 있다. 경합관계로 바뀌어 가고 있지만 협업으로 인한 양국의 시너지는 여전하다. 외국인은 글로벌 경기 순환을 우리 투자자들은 한국의 특수한 경기 상황을 본다. 단절이 아니라 다시 순환의 관점이 필요하다.

또 하나 우리 기업을 보는 시각차이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 산업계의 화두는 재벌 개혁이다. 어떻게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건가! 5년에 한번씩 반복되는 이 화두의 실질적인 해결점은 사실 자본시장에 있다. 2년전 앨리엇 펀드가 요구한 주주 가치의 제고, 요체는 투자하지 않고 쌓아둔 현금 배당을 하든지 ROE를 높이는 투자를 하든지 하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일단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에 앞장서고 배당의 확대로 호응했다. 롯데 그룹도 지주사 전환을 선언했고 현대차 그룹을 비롯한 대부분의 재벌 그룹이 뒤를 이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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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200 포인트를 돌파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큰 배경중 하나다. 사진은 2200포인트를 돌파하기 직전의 주식시세. 출처=뉴시스


코스피지수가 2200 포인트를 돌파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큰 배경중 하나다. 사진은 2200포인트를 돌파하기 직전의 주식시세. 출처=뉴시스 지주사 전환을 비롯한 한국 기업의 거버넌스의 변화는 결국 주주가치의 증대를 수반한다. 이번 대선이 이 추세를 더 가속화할 것으로 본다. 여기에 실적개선이 수반된다면 투자 매력도는 더욱 커진다. 외국인의 우리 주식 매수가 일부 재벌 그룹 계열사에 집중되는 것도 이러한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주로 지정학적인 리스크를 말하지만 그간의 재벌기업들의 투명하지 못한 경영과 주주가치의 훼손도 그에 못지 않은 디스카운트 요인이었다. 획기적으로 개선될 지는 모르겠으나 개선의 여지가 크다는 것만으로도 주식투자자에겐 기회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인 리스크를 보는 시각차이다.

60년이 넘는 분단과 남북한 간의 반복된 위험의 고조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일견 무덤덤해진 걸로 보이지만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군사적 대응에는 전에 없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라는 예측 불가한 미국 지도자와 더 예측하기 힘든 북한의 김정은이 부딪칠 가능성에 전에 없이 반응하며 주식을 내다 팔고 있는 데 외국인은 반대로 우리 주식을 쓸어 담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우리 문제니 우리가 더 잘 알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이번 지정학적 리스크는 아마도 외국 투자가들이 훨씬 더 많은 정보와 정확한 판단을 하고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코리아 패싱이라는 얘기가 나올까?

혹시 외국인들은 최근의 지정학적인 리스크의 고양이 어쩌면 북핵의 완전한 폐기 아니 적어도 핵개발의 중지라는 궁극적인 리스크 해소의 과정으로 보는 건 아닐까? 징후는 있다. 적어도 북한 핵 문제를 두고 G2라고 하는 미국과 중국이 이 정도의 공조를 보인 적은 없다. 국내적으로 되는 게 없는 트럼프가 북한 핵 문제에 올인하고 집권 2기를 앞둔 시진핑이 협력한다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언젠가부터 제로섬게임이 되어버린 우리 주식시장, 외국인이 최후의 승자가 될지 우리 개인 투자자들이 스마트 투자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줄지 판단하는 건 섣부른 감이 있다. 그러나 한가지 경기에서부터 재벌 대기업 가버넌스의 변화 가능성과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시각까지 비관론으로만 일관하다 보면 큰 흐름을 놓칠 수도 있다. 적어도 외국인들은 왜 우리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고 있는지를 반면 교사해볼 시점이다.

김동환 시사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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