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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경거망동은 파멸을 자초하는 자살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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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법혜 스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

충청일보

[김법혜 스님ㆍ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중앙상임위원]미국과 중국의 고강도 대북 압박이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막는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북한을 겨냥해 '한발 뒤로 물러나는 건 겁이 많은 게 아니라 지혜로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고집하면 한반도는 언제든 무력충돌 위기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세심한 위기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가 우리를 배제한 채 미ㆍ중 등 강대국 사이에서 논의되도록 해서는 안 될 것이다. 대선 후보들도 과거에만 발목이 잡혀 있을 때가 아니다. 작금의 안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북한은 지난해에만 1월과 9월 두 차례의 핵실험과 8차에 걸친 미사일 발사 실험을 감행했다. 올해도 실패 여부를 떠나 탄도미사일을 포함해 4차례나 미사일을 쐈다. 최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북쪽 갱도에서는 트레일러로 보이는 물체의 움직임도 포착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북한의 동향을 정밀감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북한을 향해 연일 '경고장'을 날리는 중국도 한반도 주변에서 군사대비 태세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ICBM 등의 군사적 행동을 벌일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북핵에 긴밀히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북핵 저지를 위한 공동 행보에 나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ㆍ일을 넘어 중국의 북한 압박 움직임이 심상찮다. 북한이 90% 이상 의존하고 있는 '생명선'인 송유관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은 원유 공급을 축소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이 군사 행동까지 포함한 대북 압박을 강화하면서 중국도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등 전향적 자세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북의 추가 핵실험을 막지 못할 경우 한반도와 동북아에 어떤 파도가 몰아칠 것인지 잘 알고 있다.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될 수 없다. 미국의 칼빈슨호는 일본 호위함들과 함께 서태평양에서 공동훈련에 돌입했다. 북한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에 비해 북핵 해결에 적극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은 확실하게 종전과 다른 상황에 부닥쳐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벼랑 끝 전술도 통할 수 없다. 북한은 '특단의 선택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며 긴장 수위를 높이기보다 파멸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 할 때다.

미사일로 때리지 않더라도 북한 정권을 무너뜨릴 방법은 적지 않다. 중국이 생명줄인 원유 공급만 끊어도 북한으로서는 버틸 재간이 없다. 6차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와 같은 경거망동은 파멸을 자초하는 자살행위임을 김정은 정권은 명심해야 한다. 북한은 잇단 도발과 테러에 따른 국제사회의 인내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충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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