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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安 비판만 하던 김종인, 180도 입장 바꿔 安 도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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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반에 대한 이해 부족", "국민 여론에 대해 환상 있어", "정치해서는 안 될 사람"

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노컷뉴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이야기만 나오면 서슴지 않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28일 안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김 전 대표는 '경제멘토'로 안 후보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2012년 대선때부터 줄곧 안 후보와 거리를 두며 안 후보에 대해 매서운 비판을 해왔다.

2012년 1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후보의 멘토'라는 평가에 대해 "아무나 멘토가 아니"라며 "내가 그 사람에 대해 멘토가 될 정도로 잘 알지 못하고 몇 번 만나 이야기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 전 대표는 안 후보에 대해 "수줍고 정직하고 나름의 주관이 뚜렷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정치인은 분명하고 정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데 자꾸 간접화법으로 이야기 한다"고 비판했다.

2012년 대선 직전 안 후보가 대선불출마를 선언했을 때는 "안철수는 문재인에 비하면 굉장히 오만한 사람"이라며 "장사하는 사람이니까 언제 빠져야될지 파악되니까 빠진 것"이라며 평가절하했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야권 대선후보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했다는 안 후보 측 주장과는 거리가 있는 평가다.

대선이 끝난 뒤에도 "안철수 후보로 (야권) 단일화됐다고 해도 결과(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가 크게 변하지 않았으리라고 본다"며 "안 후보는 사실 갑작스럽게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이지 정치 전반에 대한 이해가 확실한 사람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김 전 대표는 2016년 1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2012년 대선 때 그분이 조직적인 기반이 없이 대권 출마 선언을 하고 11월 중순 무렵까지 후보로서 활동하다가 본인 스스로 판을 일으켜서 결국은 아무것도 안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으니 본인 스스로 사퇴하지 않았냐"고 혹평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국민들이 그 점에 대해서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으리라고 봤다"며 "순간적으로 나타난 국민의 여론조사만을 갖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제가 보기에 좀 심히 고려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평가 역시 안 후보로 후보 단일화가 됐다면 정권교체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안 후보 측 주장과는 차이가 있다.

2015년 1월,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의 전신)에서 탈당했을 때도 "(안 후보가) 나한테 (자신의 처신을) 물어보기에 총선이 끝나면 문재인 대표의 위치가 지금 같지 않고 나름 기회가 생길 테니 총선 때까지 인내가 중요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그런데 본인이 개의치 않고 3일 후에 탈당을 하더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전 대표는 이후에도 "2012년 대선 때 본인 스스로가 판을 일으켜서 결국은 아무것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으니 본인 스스로 사퇴를 하고 새정치를 하겠다고 외곽에서 한창 애를 쓰다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하고 합당을 하지 않았냐"며 "내가 창당을 하는 것 보다 기존 정당에 가서 대권 후보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상식적으로 판단을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런데 다에 들어가서 보니 자기 생각대로 돌아가지도 않고 자기 존재 가치도 자꾸 무너지는 것 같으니 차라리 내가 나가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 탈당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탈당을 하고 창당을 했다는 평가인데 이 역시 새로운 정치를 위해 국민의당을 창당했다는 안 후보의 설명과 거리가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때 자신의 야권통합 제안을 안 후보가 "선거를 혼탁하게 하는 협박"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을 두고도 "안철수씨 생각은 총선이 끝나고 그 당의 대선후보가 되고 우리당이 문재인 후보가 되면 '저번에 양보했으니 나한테 야권단일후보를 하라'고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정치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도 "202011년 여론조사를 하면 안철수에 대한 지지도가 거의 50%가 가까이 됐다는 기록이 있어서 (안 후보는) 자기에 대한 국민 여론 환상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분"이라고 혹평했다.

총선이 끝난 뒤에도 국민의당에 대해 '안철수당'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안철수당은 대표가 박지원, 천정배, 안철수 등 세 사람인데 그 사람이 따로따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날이 곧 돌아올 것"이라며 "안 대표는 억지를 쓰더라도, 어떤 논리를 갖다 붙여대도 내년에 대권 출마해야겠다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올해 초까지도 김 전 대표의 '안철수 때리기'는 이어졌다.

지난 1월, 안 후보가 "이번 대선은 결국 문재인과 안철수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본인은 그렇게 희망했을지 모르지만 지금 현재 전개되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적에 과연 문재인 전 대표하고 안철수 전 대표가 단둘이서 경쟁하는 결과가 본인으로서는 희망사항일는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현실적으로 나타날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 전 대표는 기자들과 사석에서 만난 자리에서도 안 후보에 대해 "정치를 해서는 안 될 사람", "평가할 가치도 없는 사람" 등 맹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다만 지난 3월 탈당을 결행한 뒤부터는 안 후보에 대한 김 전 대표의 평가에 미묘한 변화가 생겼다.

지난 3일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는 안 후보 지지율 상승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국민이 지지율을 높여 놓는 것이지 거기에 내가 이러고 저러고 평가할 수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어 자신이 안 후보에 대해 '합리적'으로 평가한 것을 거론하며 "모든 사람이 합리성을 갖고 있으니까 합리적이라고 한 것이지 특별하게 그걸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대선출마 기자회견에서는 안 후보와 연대를 묻는 질문에 "나는 소속이 없는 사람"이라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지난 27일 안 후보와 심야회동을 한 김 전 대표는 28일 오전 '안 후보 측에서 통합정부위원장을 맡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다음 정부가 통합정부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맞으면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안 후보를 돕기로 최종 결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안 후보가 통합정부 구상을 발표하는 것을 봐야 알 수 있다"며 "국민의당 발표를 보고 나서 오후에 여의도에서 내 입장을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확답은 하지 않은 상태다.

안 후보에 대해 맹비난을 이어온 김 전 대표가 전격적으로 안 후보 지지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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