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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안철수-김종인, 멘토·멘티→정적→다시 정치적 동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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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安제안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 수락할 듯

2012년 대선·2016년 총선 때 '물고 뜯던' 경쟁자

뉴스1

2016.5.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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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오는 3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 제안의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수락할 것으로 보여 두 사람의 인연이 재조명된다.

이들은 지난 2012년 대선 국면에서, 지난해 4·13 총선 국면에서 서로에게 등을 돌린 모습을 보이는 등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오다가 이번 19대 대선을 앞두고 다시 손을 잡게 됐다.

한때 '멘토와 멘티'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지는 두 사람의 인연이 '악연'이 되는 데는 채 5년이 걸리지 않았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청춘콘서트를 진행하다가 정치에 관심을 보인 안 후보는 김 전 대표에게 조언을 구하며 가까워졌다.

같은 해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견해차를 보이며 결별했지만, 이후에도 두 사람은 간간이 공식 석상에서 대면하며 연을 이어갔다.

이듬해 김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후보 캠프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야권주자로 거론되던 안 후보를 향해 "정치의 ABC도 안 돼 있다"고 혹평하며 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 말 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만들고, 김 전 대표가 더민주(당시 약칭)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되면서 갈등이 표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안 후보는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시 당대표로서 영입한 김 전 대표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이력이 도마에 오르자 "(문 후보의 김 전 대표 영입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김 전 대표도 "2011년에 안 의원을 4번밖에 본 적이 없다"며 자신이 안 후보의 멘토가 아니었다고 부정했다.

그는 "그때 나는 이 분이 정치적으로 과연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들었기 때문에 더 이상 얘기를 안 했던 사람"이라며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였다.

크고 작은 설전이 이어지던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필리버스터 정국이 마무리된 뒤 김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 야권통합을 제안하면서 증폭됐다.

안 후보는 "비겁한 정치공작", "필리버스터 중단에 따른 국면전환용"이라고 반발했고, 김 전 대표를 향해 "호객행위 하셨어요?"라며 비난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총선 때는 안 후보가 김 전 대표의 광주 삼성 미래차 산업단지 공약에 대해 "5공식 생각"이라고 지적, 김 전 대표는 "그 사람 사고에 기본적 문제가 있다", "정상적 사고를 한다고 생각 안 한다"고 받아쳤다.

이처럼 '악연'에 가까운 두 사람의 관계가 급작스럽게 화해 분위기로 전환된 것은 이번 대선에서 문 후보에게 차기 정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친문(친문재인)패권과 민주당으로의 경제민주화 실현 어려움 등을 비판하며 지난 달 탈당했다. 이후 직접 출마하는 방안을 고민하던 끝에 불출마를 선언, 제3지대가 소멸되게 됐다.

이후 김 전 대표의 측근인 최명길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김 전 대표의 안 후보 지지 가능성이 거론됐다.

안 후보도 집권 시 개혁공동정부 구성을 위해 진보·보수를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을 물색하다가 전날(27일) 밤 김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준비위원장직을 제안했다.

김 전 대표는 오는 30일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락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당장 수락하지 않은 것은 개혁공동정부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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