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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술탄 개헌' 통과 후 터키, 대규모 숙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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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 연루 의심 1120명 구금, 경찰관 9100여명은 직무 정지

중앙일보

체포되는 궐렌 지지자들[출처=BBC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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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을 통해 2034년까지 장기집권의 가능성을 손에 넣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대규모 숙청을 재개했다.

터키 관영매체 아나돌루통신은 26일(현지시간) 터키 경찰이 전국에서 펫훌라흐 궐렌 테러조직(FETO)에 가담한 것으로 의심되는 1120명을 구금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정부는 지난해 7월 쿠데타 진압 이후 궐렌을 테러 모의 배후로 지목하고 추종자들을 잡아들였다. FETO는 터키 대통령 최대 정적인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궐렌을 추종하는 세력이다. 궐렌은 쿠데타 관련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궐렌 세력으로 의심되는 3672명 중 이미 투옥중인 1448명을 제외한 3224명을 대상으로 검거 작전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터키 정부는 궐렌과 연계된 것으로 의심되는 경찰 9100여명의 직무도 정지시켰다. 술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부 장관은 이날 "터키 81개 주 전역에서 쿠데타 세력에 대한 검거가 진행됐다"며 "이번에 체포하지 못한 혐의자들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지난 쿠데타 진압 과정에서 군경과 민간인 249명이 사망하고 약 2200명이 부상을 입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국가비상사태를 명목으로 정부가 헌법과 법률에 구애받지 않고 국민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게 되면서 지금까지 약 4만7000명이 구금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재화를 비판해온 유럽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세바스티안 피셔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쿠데타 사건은 면밀히 조사해야 하지만, 적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쿠데타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1000명이 넘는 민간인을 체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유럽연합(EU) 대변인은 "터키는 민주주의 기준과 관례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여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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