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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단독] 불량 누전차단기 청테이프 감고 달린 I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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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불나 전력 끊기자 미봉

“왜 AS 요청 않는지 이해 안 돼”

중앙일보

ITX 열차의 누전차단기 역할을 하는 주회로차단기에 작업자들이 청테이프(원 안)를 붙였다. 이런 조치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ITX 23편에서 모두 이뤄졌다. [사진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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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X(급행형 전동열차)의 누전차단기 역할을 하는 주회로차단기에 불이 나 열차가 멈춰 서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지만 운영사인 코레일이 제대로 수리하지 않고 차단기에 청테이프만 붙이는 임시방편으로 열차 운행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ITX-새마을호가 경부선 매포역 인근에서 25분간 멈췄다. 이 때문에 해당 노선을 지나는 다른 13개 열차가 길게는 한 시간가량이나 지연돼야 했다. 주회로차단기에 불이 나 열차에 전력 공급이 끊긴 게 원인이었다. ITX는 2만5000V의 특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동차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원 공급 및 이상 전력 차단 역할을 하는 주회로차단기가 핵심 안전장치다.

앞서 같은 사고가 발생했지만 코레일은 주회로차단기에 청테이프를 붙이는 임시조치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ITX-새마을호가 경부선 영등포역 인근에서 멈춰 서는 사고가 일어났는데 이 역시 주회로차단기의 문제였다. 코레일은 당시 청테이프를 붙인 것이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는 이유로 그 위에 회색 페인트칠까지 했다. 이러한 임시조치는 코레일에서 운행하는 23편의 모든 ITX에서 이뤄졌다.

익명을 요구한 코레일 관계자는 “아직 무상유지보수 기간 중인데도 정식 AS를 강력하게 요청하지 않고 코레일 자체적으로 임시조치만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ITX는 로템에서 만들어 코레일에 납품한 급행형 전동차로 2014년 5월 처음으로 운행했다.

코레일 측은 “단기적으로 제작사인 로템에 주회로차단기 절연 측정 및 제어함 내부 상태를 매일 점검 확인하도록 했고, 향후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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