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사드 ‘기습 배치’ 후 국민에 설명 한마디 없는 정부

댓글 1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황교안 대행 등 주역들 ‘침묵’ 일관

경향신문

반대집회 참여하러 가는 성주 할머니들 주한미군이 사드를 기습 배치한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 길목에 위치한 초전면 소성리 마을 노인들이 27일 보행기에 의지해 반대집회가 열리는 마을회관으로 가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미 군 당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기습 반입 하루가 지난 27일까지 정부 측의 책임 있는 설명은 들리지 않는다. 정부 스스로가 밀어붙이기 조치였다는 것을 보여줄 뿐 아니라 이후에도 반발 여론만 피해가면 된다는 태도로 일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에서 사드 배치를 끝까지 밀고 왔던 주역 중 한 명인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했을 뿐 국민들 앞에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김 실장은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드 배치를 첫 언급한 2014년 6월 국방장관에서 안보실장으로 자리를 옮겨 초기부터 사드 배치 논의를 주도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을 통해 사드 배치 문제가 공론화했음에도 정부는 오랫동안 이른바 ‘3No(아직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었다)’의 밀실행정으로 일관했다. 이는 김 실장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2월9일 박근혜 전 대통령 직무정지 이후에도 김 실장은 자리를 유지한 채 사드 배치를 챙겼다. 그는 새로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입장이 바뀔 것을 우려해 두 차례나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사드 기습 배치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황 권한대행은 사드 발사대가 한국에 도착한 지난달 6일 당시에도, 전날 성주골프장 부지에 사드 장비가 들어갈 때도 묵묵부답이었다. 황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조기 사드 배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주무장관인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입을 닫고 있긴 마찬가지다.

차기 대선 도중 기습적으로 이뤄진 사드 배치를 놓고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처럼 주도자들은 발을 빼고 있다. 대신 국방부 대변인과 환경부 실무자가 나서서 방어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를 밟지 않고 사드 배치가 이뤄진 것에 대해 “배치 후에도 환경영향평가를 하면 된다”는 원칙적인 해명만 내놓고 있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