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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왜곡에는 팩트로 답해주마…‘전두환 타서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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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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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내용을 담아 펴낸 자서전에 ‘대응’하는 <전두환 타서전>이 26일 출간됐다.

‘타서전(他敍傳)’은 ‘다른 사람이 서술한 전기’라는 뜻이다. 스스로 자신의 생애를 기술하는 자서전과 달리 다른 사람이 그가 걸어온 행적을 서술한다. 역사연구자인 서울대 황동하 강사와 서강대 정일영 연구원이 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신문기사 106건을 엮어 완성했다.

책은 기사들을 그대로 모은 ‘기사본말체’로 쓰였다. 어떤 주관적 평도 싣지 않았다. 1979년 10월27일치 <한국일보> ‘박(정희) 대통령 유고’ 기사를 시작으로, 광주민주화운동, 김대중 사형 선고, 최규하 하야, 전두환 90.23% 득표 당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연세대 이한열 사망, KAL기 폭파, 전두환 사형 확정 등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날짜 순으로 나열했다.

엮은이가 작성한 글은 머리말과 연표뿐이다. 엮은이는 “기사본말체는 가장 발전된 역사편찬 체재이자, 역사에서 사건의 전말을 알고자 하는 새로운 역사의식의 소산이다. 따라서 정치적인 사건을 기술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역사편찬 체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두환에 대한 모든 평가는 책에 수록된 기사를 통해 독자 여러분께서 판단하실 일”이라고 덧붙였다.

총 336쪽에 이르는 책은 각 기사의 제목만 훑어 보더라도 당시 시대의 흐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한자가 익숙지 않은 독자들을 위한 배려도 돋보인다. 책의 왼편에는 해당 신문을 그대로 싣고, 한자로 된 부분은 읽기 쉽도록 붉은 글씨로 한글을 병기했다. 국한문 혼용체로 된 기사들도 모두 한글로 풀어 썼다.

엮은이는 머리말에서 이 책이 전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대응하는 책이지만, 대응만을 위해 만든 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아왔고 어떤 일을 겪어 왔는지 돌아보고 또 기억하기 위한 책이다. 그 삼엄한 시대를 거치고서도, 고작 3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떨어져 나간 ‘살점들’을 잊었다. 그리하여 전두환을 웃음으로 이야기하고, 심지어 누군가는 그때가 살기 좋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망각의 틈을 이용하여 누군가는 제멋대로 과거를 ‘회고’ 한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광주 사태’ ‘폭동’ 등으로 표현해 논란을 빚은 ‘전두환 회고록’은 27일 현재 1·2·3권 세 권이 나란히 교보문고 정치·사회 분야 베스트셀러 3~5위에 올라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도 사회과학 분야 톱10에 2주간 포함됐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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