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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손실제한 ETN 상장 한 달, 사실상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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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랠리로 수익률 버리고 안전성 선택 이유 없어

거래소 "상품 어려워 접근성 문제…차차 좋아질 것"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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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 한국거래소가 야심 차게 준비해 내놓은 손실제한 상장지수증권(ETN)이 출시 한 달을 맞았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27일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상장한 손실제한 ETN 15종목 중 6종목(40%)의 일평균 거래량이 5건 이하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하루에 1만원에 못 미치는 상품도 2종목 있었다.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상품도 4개나 된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건 삼성증권의 '삼성 K200 C-SP 1803-01 ETN'로 출시 이후 주가가 2.21% 올랐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가 발행한 손실제한 ETN 15종목은 지난달 27일 거래를 시작했다. 손실제한 ETN이란 만기시점에 코스피200(기초지수)가 일정수준 이하로 내려가더라도 사전에 정한 수준으로 최저 상환금액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구조는 ELS와 비슷하지만 주식처럼 상장돼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고 손실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ELS 대체 상품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컸다.

거래소는 모처럼 출시하는 신상품인 손실제한 ETN에 기대가 컸다. 홍보를 위해 서울사무소 외벽에 대형 홍보물을 내걸고, 서울지하철 9호선 열차 내부 광고와 투자자 대상 설명회도 열었다. 발행사 조건도 자기자본 1조원 이상에서 5000억원 이상으로 낮추고 최소 발행 규모도 200억원에서 70억원으로 내리는 등 ETN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보완도 병행했다.

그런데 정작 상품에 대한 투자자 반응은 차갑다. 지난달 27일 출시부터 전날까지 한 달간 15종목 전체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7300만원 정도다. 가장 거래가 활발한 NH투자증권의 'QV K200 P-SP 1804-01 ETN'과 'QV K200 C-SP 1804-01 ETN' 두 상품의 일평균 거래대금 5100만원 정도니, 나머지 13종목은 하루에 100만원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TRUE K200 C-SP 1803-01 ETN'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3591원으로 가장 적다.

거래소는 낮은 인지도가 문제라고 설명했다. 고영진 거래소 ETN 시장팀장은 "수익구조나 이름이 복잡하다 보니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출시 첫 주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3000만원 정도였지만 점차 늘어나고 있다. 홍보나 마케팅을 더 활발히 하면 차차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상장한 손실제한 ETN 15종목은 출시 1년까지 상장폐지할 수 없는 탓이다.

주식처럼 상장한 상품이어서 다른 파생상품보다 수수료 부담이 큰 점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가 랠리를 보이고 ELS도 개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ETN을 선택할 이유가 사라졌다"며 "손실제한이라는 안전장치보다 높은 수익률이 더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solidarite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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