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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50년 가구브랜드' 보루네오, 29년만에 결국 상장폐지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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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극복했지만 업황악화에 경영권분쟁까지

경영정상화 의지 강해…상폐 이의신청 여부 관심

뉴스1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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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한때 국내 브랜드 가구 1위로 평가받던 보루네오가구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회사는 최대 경영 위기인 법정관리까지 극복했지만 업황 악화와 경영권 분쟁을 겪은 뒤 끝내 경영정상화를 이루지 못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보루네오가구는 전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보루네오가구는 작년 2월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혐의가 불거지면서 이달 6일까지 약 1년 동안 거래소로부터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거래소는 25일 심사를 통해 보루네오가구의 상장유지가 맞는지에 대한 확신을 얻지 못했다.

1966년 설립된 보루네오가구는 198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의 전성기는 1970~1980년대다. 당시 급속한 경제성장과 건설경기 호황 덕분에 가구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보루네오가구에 이 수혜가 돌아가면서 회사는 '브랜드 1위 업체'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1998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업황이 악화된 탓에 하나 둘씩 가구업체의 경영이 악화되기 시작했는데 보루네오가구도 이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 결과 현재 가구 브랜드 시장은 한샘, 현대리바트, 퍼시스 등 소수 업체 위주로 재편됐다.

보루네오가구의 또 다른 위기는 노사관계였다. 2013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당시 경영진과 노동조합 관계는 심각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힘도 '노사관계'였다. 회사는 노동조합과 상생협약을 체결해 11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여기에는 보루네오를 살리겠다는 협력업체들의 노력도 있었다.

정작 이같은 기회를 살려야 할 경영진은 불안한 모습이었다. 2012년부터 2015년 9월까지 대표체제가 7번 교체될 정도였다. 이는 실적에 반영됐다. 2014년 매출액은 541억원으로 2013년 대비 42% 급감했고 2013~2014년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경영권 분쟁은 보루네오가구의 최대 암초였다. 2015년 전용진 예림임업 회장이 지분 투자로 최대주주로 오르자 분쟁 양상은 더욱 격화됐다. 전 회장은 건축내장재를 제조하는 예림임업과 보루네오가구의 가구사업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016년 1월 열린 임시주주총회장에서는 주주간에 몸싸움이 벌어질 정도였고 주총 무효 소송으로 경영진이 바뀌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시기 전 경영진의 횡령 및 배임 고소건이 터지면서 거래소는 보루네오가구를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올렸다.

같은 해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보루네오가구는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냈다. 이후 횡령 및 배임 고소건도 취하됐고 회사가 상장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전 회장이 지분율을 15%까지 끌어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악화된 실적을 정상화하기 위해 보루네오가구는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유상증자, 주식분할, 감자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았다. 회사의 작년 매출액은 324억원, 영업손실은 155억원을 기록했다.

상장폐지는 회사가 망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보루네오가구는 상장을 유지할 기회도 있다. 보루네오가구는 15일 이내 거래소에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입장을 듣기 위해 뉴스1은 보루네오가구 측에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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