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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르노삼성, 엠블럼 투트랙으로 간다...수입 판매 '르노'-국내 생산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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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가 두 개의 얼굴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선다. 르노삼성은 차종별로 기존 태풍의 눈 엠블럼과 르노의 마름모 엠블럼을 병행해 사용할 예정이다.

27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수입 판매 차량과 국내 생산차량의 엠블럼을 다르게 장착해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르노삼성은 올해 하반기 르노에서 수입하는 전기차 ‘트위지’(스페인 공장 생산)와 소형 해치백 ‘클리오’(프랑스 공장 생산)부터 르노의 마름모 엠블럼을 그대로 장착해 판매한다.

내년에 내놓을 미니밴 에스파스(프랑스 공장 생산)와 QM3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프랑스 공장 생산) 모델 등도 르노 엠블럼을 달아 판매한다. 국내 생산 차량인 SM시리즈와 QM시리즈는 기존처럼 태풍의 눈 엠블럼을 장착한다.

르노삼성(당시 삼성자동차)은 2000년 프랑스 르노그룹에 인수된 이후에도 태풍의 눈 엠블럼을 고집해 왔다. 기존 삼성자동차의 고객 이탈을 막고, 글로벌 기업인 삼성 브랜드의 후광을 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르노삼성 내부에서 삼성의 후광이 없어도 차를 팔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수입차 열풍이 불면서 해외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편견이 사라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르노 엠블럼이 통할 것이란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조선비즈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엠블럼과 르노의 엠블럼



또 수입 판매하는 차량의 엠블럼을 태풍의 눈 엠블럼으로 바꾸면 보닛과 트렁크 부분의 디자인이 어색해지고,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프랑스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차량까지 굳이 태풍의 눈 엠블럼을 다는 것은 디자인이나 비용 부분을 고려해봐도 효율적이지 못한 것이 사실”며 “하반기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차량에는 르노 엠블럼을 달아 판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7 서울모터쇼에서 르노 엠블럼으로 선보인 트위지와 클리오의 고객 반응이 긍정적이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트위지와 클리오, 에스파스의 경우 르노 엠블럼 장착을 검토 중인 것은 맞다”며 “현재 르노 엠블럼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두가지 엠블럼 병행 사용에 대해 ‘탈(脫)삼성 르노화(化)’로 가기 위한 과도기 과정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해 르노삼성의 일부 대리점에서는 고객이 원할 경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3에 르노 엠블럼을 부착해 판매했다. 2015년에는 박동훈 사장이 주도해 르노삼성 대리점 상징색을 삼성의 파란색에서 르노의 노란색으로 바꿨다.

또 다른 관계자는 “SM시리즈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아 당분간 국내 생산 차량에는 태풍의 눈 엠블럼이 사용되겠지만, 한국GM이 GM의 쉐보레로 엠블럼을 교체한 것처럼 결국 비슷한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의 삼성 브랜드 사용 기간은 2020년까지다. 삼성 브랜드를 더 사용하기 위해서는 삼성측과 연장 계약을 맺어야 한다. 르노삼성의 최대주주는 르노그룹으로 80.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19.9%는 삼성카드가 갖고 있다.

김참 사회부장(pumpkin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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