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동성결혼 반대 성공회 주교들의 집단 교권 도전 임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GAFCON, 영국 성공회에 독자적 특사 파송 예정

영국 성공회 본부의 동성결혼 용인 조치에 반발하는 전 세계 성공회 주교들이 교권에 도전하는 행동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언론 데일리메일의 지난 23일 보도에 따르면 성공회의 보수적 성향을 가진 주교들이 동성애에 관한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의 자유주의적 성향에 저항하기 위해 자신들이 직접 선출한 특임 주교를 영국에 거꾸로 파견하는 등의 독자적인 노선을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일보

성서적 전통 수호를 목표로 결성된 ‘세계 성공회 미래 회의’(GAFCON) 소속의 성공회 대주교들이 최근 영국 성공회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일련의 ‘동성결혼 허용’ 움직임에 반발해 교권에 직접적으로 도전하는 행동을 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GAFCON 창립총회 참석자들이 예루살렘 성지순례 중에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장면. (사진=GAFCON 홈페이지)


‘세계 성공회 미래 회의’(GAFCON) 의장인 니콜라스 오코(64) 나이지리아 대주교 등을 비롯한 소위 ‘반란 주교들’은 현재 자칫 성공회의 파국을 가져올지도 모를 ‘핵폭탄과도 같은 선택’을 고려 중에 있으며 이번 반발 행위는 영국 성공회의 교권에 대한 도발적인 개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국 이외의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 출신의 보수주의적 주교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이들 ‘반란 주교들’은 영국 성공회가 동성애 사안에 대해 너무 자유주의적으로 변질되고 있음을 경고하면서, 영국 성공회 내의 보수적인 신자들을 다시 규합해 이들을 이끌기 위한 ‘특별 사역’ 주교를 자신들이 새로 임명해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웰비 대주교는 지난 2월 동성애에 관한 자신의 유연한 입장을 표명한 서신을 존 센터무 요크 대주교와 공동 명의로 발행한 바 있는데 ‘동성애자들에 대한 새로운 파격적 수용’과 ‘성(性)에 대한 21세기적 이해’를 주창해 사실상 동성 커플들에 대한 공식적인 결혼 성찬례 허용을 시사한 바 있다.

GAFCON 의장인 오코 대주교는 웰비 대주교의 이 서신에 대해 ‘통탄스러운 서신’으로 표현하며 그 서신으로 인해 ‘전통적이고 성서적인 교회 정신’이 더럽혀졌다고 비판했다.

자유주의적 성향의 스코틀랜드 성공회가 오는 6월 연례 총회 때 동성결혼을 전면 허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을 제외한 전 세계 성공회를 대표하는 7명의 GAFCON 소속 보수주의 대주교들은 영국 성공회 본부의 허락 없이 나이지리아 최대 도시 라고스에서 영국 사제들과 더불어 24일부터 5일간의 긴급 모임을 갖고 다양한 대처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이들 대주교들은 사실상의 세계 성공회 수장인 저스틴 웰비 대주교의 교권에 직접적으로 도전하기 위한 가장 극단적인 선택으로서 영국 성공회의 전통적인 교구에 투입돼 독자적으로 사역활동을 펼칠 새로운 주교를 임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첫 번째 특임 주교로는 GAFCON 영국본부의 의장으로서 전 세계 성공회 신도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남부 런던에 있는 선교 단체인 크로스링크스의 책임자인 캐논 앤드류 라인즈가 선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 성공회 미래 회의’(GAFCON)는 성서의 가르침을 성공회 공동체의 핵심으로 유지하고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8년에 결성한 ‘정통주의 성공회’ 단체로서, 세계 성공회 공동체 내에서 최근 급속도로 진행되는 도덕적 타협과 성서적∙교리적 가치의 훼손에 대한 위기의식 아래 전 세계 1천여명의 대주교들과 주교들, 사제, 평신도들이 예루살렘에 모여 결성했다.

손인철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