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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10년 후 중국 시장 내다보고 청년들 큰 꿈 키우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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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장

실크로드 도보 탐사 작년 시작

‘한·중 산업혁명 4.0’강의도 개설

중앙일보

사드 보복을 중국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하는 김용준 원장. [최정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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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청년들이 중국에서 10년 황사 맞아가며 고생할 각오로 창업하면 언젠가 재벌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김용준(57) 원장은 한·중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고 있는 청년들에게 원대한 꿈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지만, 김 원장은 오히려 우리 기업이 현지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낙관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사업 구조조정은 물론, 중국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이해합니다. 기다립니다’라는 문구를 매장 입구에 붙인 게 대표적인 예죠. 비로소 ‘중국화’에 나섰다는 점에서 롯데에게 사드 이슈는 보복이 아닌 축복이 될 겁니다.”

2015년 중국대학원 원장에 취임한 그는지난해 ‘일대일로(一帶一路) 대장정’을 시작했다. 학생과 교수들이 중국의 시안(西安)부터 우루무치까지 이어지는 실크로드를 4년에 걸쳐서 도보로 탐사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0월 시안에서 란저우(蘭州)까지 400㎞를 걸었고, 올해는 란저우에서 자위관(嘉俗關)까지 350㎞를 도보로 체험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때로는 사막을 뚫고 지나가는 고된 여정이지만, 중국 땅을 밟고 중국인들의 삶을 접하며 중국에 대한 감수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05년 설립된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은 중국 비즈니스 리더를 양성한다는 취지 하에 지난해 교육과정을 중국 금융·중국 마케팅·중국 창업전략의 세부전공 중심으로 재편성했다. 중국인 교수들이 중국어와 영어로 강의한다. 올해 1학기에는 ‘한·중 산업혁명 4.0’ 강의를 개설했고, 일주일에 한 번 중국 전통무술인 태극권도 가르친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마케팅 박사학위를 받고 캐나다에서 교편을 잡던 김 원장이 중국과 인연을 맺은 건, 1990년 중국 상하이교통대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면서부터다. 그는 “경영은커녕, 소비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학생들에게 마케팅을 가르치기 위해 돈을 나눠주고 물건을 사오게 한 뒤 그 경험을 얘기하는 식으로 강의를 진행하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삼성오픈타이드 차이나 초대사장도 역임한 김 원장은 겸손하고 정감있는 자세로 중국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개발과 제조 부문에선 중국이 한국을 바짝 쫓아왔지만, 금융·서비스 부문은 아직도 격차가 큽니다. 10년 후 중국 내수시장을 목표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창업을 하면 승산이 크기 때문에 우리 청년들이 미리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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