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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화)

또 말바꾼 트럼프…셧다운 위기에 멕시코 장벽 일단 포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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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내년 예산안에 반영"…9월 처리 가능성 시사

'취임 100일째 셧다운' 오명 위기 넘겨…트럼프 "포기한 것 아냐"

민주당, 물러선 트럼프 '환영'…NYT "장벽 없어도 불법이민 급감"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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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셧다운(업무정지)’ 위기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추가지출 예산안 통과시한을 사흘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포기하겠다고 또 한 번 말을 바꿔서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보수매체 기자들과 만찬을 열고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처리시한이 28일까지인 올해 임시 예산안에 반영되면 좋겠지만, 9월에 처리되는 내년 예산안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는 핵심 공약인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임시 예산안에 포함시켜 장벽 건설을 강행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전체 비용 중 초기예산 14억달러(한화 약 1조6000억원)를 승인해달라고 민주당에 요청한 상태였다. 공화당이 미 상원을 장악하고 있긴 하지만 의석이 52석에 불과해 예산안을 단독 통과시키기 위한 60석을 채우려면 민주당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마저 반대하면서 예산안 통과는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문제는 예산안이 오는 28일 금요일 자정까지 확정되지 못하면 29일 0시부터 정부 예산이 바닥나 상당수 정부 기관들이 폐쇄, 업무를 멈추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과 함께 취임 100일째를 맞게 된다는 의미다. 취임 100일째에 셧다운을 초래했다는 오명을 남기기도, 공화당에 부담을 주기도 싫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기존 입장을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양당 의원들이 모두 지지하지 않는 독약같은 제안을 두고 불필요하게 싸울 가능성을 없앴다”면서 환영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일정을 미룬 것일 뿐, 국경장벽 건설에 대한 의지를 완전히 접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내가 장벽에 대해 마음을 바꿨다는 가짜 매체를 믿지 말라”면서 “장벽은 건설될 것이며 마약과 인신매매 등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방송사 인터뷰에서 “장벽을 건설하고 그것에 대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우선순위”라며 “올해 후반이나 내년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다만 멕시코 국경에 쓰이는 비용이 늘어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국경장벽 건설에 돈이 쓰이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미 관세국경보호청에 따르면 멕시코로부터 유입되는 불법이민자 수는 올해 1~2월 40%, 2~3월 30% 각각 급감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해 11월부터는 약 75%가 감소했다. 이는 국경장벽이 없어도 충분히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실현시킬 수 있을 뿐더러, 장벽 건설에 불필요한 세금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민주당은 또 트럼프 행정부가 장벽 건설비용을 멕시코로부터 받아내겠다고 해놓고 예산안에 포함시켜 세금으로 충당하려 한다고 비난하는 한편, 장벽 건설비용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처음에 장벽건설에 120억달러가 필요하다고 했다가 2월엔 216억달러로 늘렸다. 하지만 민주당측이 제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장벽 건설비용은 무려 7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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