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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집 사려면 9.8년 모아야"…월세로 몰리는 저소득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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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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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입니다. 집값은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죠. 서민들 전 재산이 왔다 갔다 하는 문제라서 경제 하면 제일 많이 신경 쓰이는 부분 중의 하나인데, 정부가 그래서 2년에 한 번씩 이 집에 대해서 큰 조사를 합니다.

작년에도 전국에 2만 가구를 조사한 결과가 어제(25일) 나왔는데, 눈길 가는 부분이 있습니다. 작년에 우리나라 국민들 중의 남의 집 말고 자기 집에 살고 있는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 국민의 57%, 일곱 집 중의 네 집이 자기 집에 살고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세 집은 남의 집에 세 살고 있는 거죠.

그런데 월수입이 200만 원이 되냐 안 되냐에 따라서 이게 확 갈립니다. 월수입 200만 원이 무슨 의미냐면, 우리나라에서 소득 하위 40%까지가 월수입 200입니다.

그래서 저소득층으로 분류가 되고, 200에서 400이 중소득층, 400만 원 이상을 고소득층으로 봅니다. 그런데 고소득층, 중소득층은 모두 4년 전보다 자기 집에 사는 비율이 올랐습니다.

집값 전·월세 오르는데, 본인들이 어느 정도 능력이 되면 "그냥 집 사자." 이런 걸로 분석이 됩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건 월 소득 200만 원 이하 저소득층만 자기 집에 사는 비율이 떨어졌습니다.

오르는 집값을 쫓아가질 못하고 집을 오히려 내놨다. 이렇게 이해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이렇게 쫓아가지 못한다는 건 또 하나의 수치로 또 입증이 됩니다.

'지금 버는 연봉을 몇 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나'라는 계산을 정부가 했는데, 2010년에는 고소득, 중소득은 4년 정도 연봉을 모으면 됐었는데 작년에는 5년 안팎, 그러니까 1년 정도 연봉을 더 모으는 정도로 부담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저소득층은 그사이에 6년에서 9.8년으로, 거의 4년이 늘어나 버렸습니다. 그래프가 훨씬 가파르죠.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기도 빠듯한 저소득층이 집을 사는데 6년 사이에 4년 치 연봉을 더 모아야 될 상황이 됐다. 고소득, 중소득자보다 훨씬 버거운 상황이 된 겁니다.

그리고 이건 그냥 단순히 내 집이 없어서 남의 집에 사니까 서럽다. 이런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저소득층이 자기 집이 없는 비율이 높으니까 그만큼 전·월세를 살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다 느끼시다시피, 점점 전세가 줄고 월세가 늡니다. 그리고 전세보다는 월세가 부담이 훨씬 더 크죠. 그런데 저소득층은 목돈을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오르는 전셋값 따라서 전세로 갈 수는 없고, 점점 더 월세로 가야 되는 이런 상황이 더 심해진다는 거죠.

그래서 보면 월 소득 4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은 4분의 3이 자기 집에 살고, 월세는 8%입니다. 중소득층도 월세는 20% 정도인데, 저소득층은 자기 집이 45%, 월세도 35% 비등비등합니다. 이 이야기는 잘 벌지도 못하는데 그 버는 돈 중의 적잖은 돈이 집주인에게 월세로 나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이번 통계의 의미를 추려보자면, 갈수록 저소득층은 자기 집에 사는 비율이 줄고, 그만큼 부담이 큰 월세로 넘어가고 있다는 건데, 이대로 놔두면 이건 점점 더 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통계를 내는 건 "아, 그냥 상황이 이렇구나."하고 넘어가는 게 아니라, 이런 문제가 있으니까 이걸 어떻게 고쳐야 되나, 같이 고민해보자는 의미가 있는 거거든요.

대선 후보들이 집 관련해서 이런저런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특히 저소득층 같은 분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있는가, 한번 잘 들여다보는 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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