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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단독] 靑경호실, 내곡동 朴사저 뒷집 21억에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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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매입한 서울 서초구 내곡동 자택 뒤로 대통령 경호실이 경호동 목적으로 구입 계약한 건물(빨간 점선)이 보인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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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대통령 경호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내곡동 자택 바로 뒷집을 21억원에 구입하기로 계약했다. 박 전 대통령이 출소해 돌아올 경우 경호원들이 머물 경호동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내곡동 자택도 대대적인 내부 인테리어 리모델링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록 박 전 대통령은 구속수감돼 영어의 몸이 되어 있지만 혹여 풀려날 경우를 대비한 사전 준비는 착착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25일 정보당국과 내곡동 사저 주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실은 최근 박 전 대통령의 주택 뒤편에 바로 붙어 있는 대지 면적 358㎡, 건물 연면적 228.14㎡규모 1층짜리 단독주택을 21억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집주인 조 모씨와 최근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자택은 대지 면적 406㎡(약 123평), 건물 연면적은 570.66㎡(약 172평)로 경호동을 따로 만들기엔 턱없이 좁은 편이다. 또 경호실이 구입한 주택은 내곡동 자택 바로 뒤에 붙어 있어 사들이지 않을 경우 사생활보장 및 경호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전 삼성동 자택을 판 것도 해당 자택 앞뒤 집 주인들이 판매 의사가 없었고, 집값도 내곡동의 2~3배 수준에 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구입한 주택에 현재 세들어 사는 A씨는 "판다는 얘기는 지난주 집주인에게 들었고, 이번주 목요일까지 확정해서 알려준다고 했다"며 "오랫동안 살았는데 갑자기 이사를 가야 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지만 경호 업무는 지속된다. 구속수감으로 인적 경호는 중단됐지만, 자택에 대한 물적 경비는 청와대에서 계속 맡는 것이다. 잔류 경호 인력도 삼성동 사저에서 짐을 옮겨오는 즉시 내곡동으로 이동하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된 기간도 법적으로 보장되는 경호기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퇴임한 대통령은 법적 경호기간이 '10년+5년(연장 요청할 경우)'이지만, 탄핵된 박 전 대통령은 '5년+5년'이 적용된다.

대통령 경호실은 지난해 67억원으로 책정된 경호동 매입 예산을 사용하지 못해 국고에 환수되자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국유재산관리기금을 이용해 매입절차를 진행 중이다. 경호실은 이번에 구입한 오래된 주택을 헐고 경호 목적에 맞는 건물로 신축할 것으로 보인다. 논현동에 사저를 구입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경호동 구입 및 건설비용으로 67억원을 책정했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호 시설 예산으로 35억원,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억원, 김영삼 전 대통령은 18억원이 각각 책정됐다.

이번에 사들인 집 외에 내곡동 새 사저 바로 앞에 있는 낡은 1층짜리 청기와 집도 매입후보로 거론된다. 전직 대통령 경호 경험이 있는 한 관계자는 "통상 경호동은 경호원 숙소와 생활용으로 쓰는 CP동과 함께 기사·가정부 등이 머무는 별도동 등 2개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며 "앞뒤로 모두 살 수 있으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연희동에 위치한 전두환 전 대통령 사저에도 2개의 경호동이 있다. 그러나 현재 청기와 집 주인인 서 모씨는 매일경제 취재진에게 "집을 팔 생각이 없다"고 밝혀 실제 매매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내곡동 사저 주변 부동산들은 내곡동 사저와 경호동 매입가가 시세보다 다소 비싼 가격이라는 반응이다. B부동산 관계자는 "(경호동으로 쓰일 주택은) 20억원 정도에 오래전부터 매물로 나와 있었지만 팔리지 않았다"며 "사저도 24억~25억원 선에 매물로 나와 있었는데 조금 더 비싼 값에 거래가 성사됐다"고 말했다. 서둘러 매입하다 보니 부르는 대로 값을 쳐준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내곡동 새 자택에는 대통령 경호실 소속 인력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작은 트럭들이 목재 등을 실어 나르고 있다. 자택 내부에서 공사음이 크게 울리고 페인트 냄새도 짙게 나는 것을 보면 대대적인 내부 리모델링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동에서 이삿짐을 옮기는 시기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임형준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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