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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치킨값 줄인상 움직임에 정부 '곤혹'…이러지도 저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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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상 이유라는데 정부 통제 어려워"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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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김현철 기자 =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주요 제품가격을 인상할 움직임을 나타내면서 정부가 대응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 등으로 인한 시중 달걀·닭고기값 오름세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체감 물가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전 국민의 간식'인 치킨값까지 오를 경우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섣불리 민간 기업들의 가격 정책에 정부가 개입하는 인상을 줬다가는 또 다른 비난의 중심에 설 수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25일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조정 동향과 관련해 "인건비 등 경영상의 이유로 제품 가격을 올리겠다는데 정부가 나서 통제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에 대해 보였던 자세와는 온도차가 크다.

당시 정부는 이번 AI로 인한 피해는 산란계에 집중됐고 육계는 큰 영향이 없었는데 닭고기 가격이 올랐다며 치킨 값을 올리는 것은 맞지 않고 수급불안을 조장할 수 있다며 업계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세무조사까지 언급, 업계에 강한 경고성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이를 놓고 시장경제에 대한 전근대적 통제 등의 비난이 일기도 했지만, 가격 인상 움직임은 잦아든 바 있다.

그러나 한 달만에 업계에서는 다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이 추진되고 있다.

업계 1위 제너시스 BBQ(비비큐)는 주요 메뉴에 대해 지난달 계획했던 평균 9~10%의 인상을 다시 준비 중이고, 교촌치킨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BBQ는 임대료와 인건비, 배달 대행료 부담이 커져 이익률이 줄고 있는 데다 AI 사태로 최근 매출이 10%가량 꺾였고 식재료 값까지 올라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커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BBQ의 매출은 2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37.7% 뛰어 가격 인상을 두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 이번 가격 인상을 두고 본사 마진이 줄어드는 것을 피하려 손쉽게 소비자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가맹점과 본사 간 수입구조 문제가 큰 것 아닌가 싶다"며 "실제로 경영 압박을 받는 건 가맹점주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4일 이후 AI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달걀·닭 가격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4일 달걀(특란 10개) 값은 2609원으로 전달 평균 대비 6.9% 올랐다. 육계 값은 5563원으로 0.3% 내렸지만 예년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달걀 값 안정을 위해 오는 6월 초까지 태국산 신선란 수입을 통해 가격을 낮출 계획이다. 5월부터는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는 유럽 국가들로부터 달걀 수입을 재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honestly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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