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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선택 2017] 보수표심·투표율·후보단일화…2주간 대선 판도 바꿀 변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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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변심, 文 지지하지만 ‘생활 공약’ 따라 언제든 교체
보수층 표심, 安이냐 범보수 후보냐…‘샤이 보수’ 선택은
투표율 얼마, 젊은층 투표장으로 향할까
조직력 대결, 安, 의석수 열세 극복 여부
안보 이슈, 북풍 불땐 安.洪에 표 분산
단일화, 安으로 단일화땐 다시 혼전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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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대통령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각종 여론조사에서 10%포인트 격차로 앞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범보수 통합과 막판 대역전을 노리며 추격하는 모양새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변수는 그동안 표심을 숨겨온 '샤이 보수층'이다. 갈 곳을 잃은 이들이 하나로 결집할지 아니면 분산되거나 일부는 투표 포기로 이어질지에 따라 죄우될 수 있는 셈이다. 또 후보를 막판에 바꿀 수 있다는 20대 유권자들의 표심, 비문진영의 후보단일화, 투표율 변수, 조직력 대결의 승패 등이 막판 대선정국을 뒤흔들 변수 요인으로 꼽힌다.

■2030 변심, 文 지지하지만 ‘생활 공약’ 따라 언제든 교체

이번 대선은 세대 간 투표가 실제 투표에서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가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선 20∼40대는 문재인 후보가, 60대 이상은 안철수 후보가 앞서가고 있지만 이 같은 공식이 투표장에서 그대로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30대가 '지금 지지하는 후보를 다른 후보로 바꿀 수도 있다'는 답변을 하고 있어서다.

조선일보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이 20대 49.5%, 30대 43.4%로 20%대를 보이는 40대 이후 연령층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경기대 국제정치학과 김홍국 교수는 "20대 유권자가 투표하겠다는 의지가 가장 강하고 이들이 대부분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고 있지만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률도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20대, 30대는 이념보다는 실생활 이슈가 중요한 만큼 누가 자신에게 가깝게 느껴지는 실생활 정책 공약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표심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희사이버대 안병진 교수도 "20∼30대가 문재인 후보의 핵심 집토끼라고 보기 어렵다. 원래 선거캠페인에서도 20대는 유동적인 집단으로 분류된다"며 "이들이 문재인 후보 지지에서 다른 후보로 선택이 바뀐다면 안철수 후보나 심상정 후보 중 누가 새로운 비전을 주느냐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층 표심, 安이냐 범보수 후보냐…‘샤이 보수’ 선택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표심을 드러내지 않던 이른바 샤이 보수층 표심이 어떤 선택을 할지도 주목된다.

특히 문재인 후보의 대항마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60대 이상 보수성향 유권자 표심이 안철수 후보와 범보수 후보로 분산될지, 아니면 사표방지 심리가 작동하면서 안철수 후보에게 안착할지가 관심이다.

다만 지금처럼 홍준표.유승민 등 범보수 후보가 15% 이내의 박스권에 묶인다면 안철수 후보가 선두다툼에서 뒷심을 발휘하기에 유리한 환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대구 표심의 향배가 최대 관심거리다. 대구가 전체 범보수 유권자 표심의 바로미터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또 충청권과 호남의 50대 이상 유권자의 표심도 지켜봐야 한다. 세대별로는 60대 이상 고령.보수성향 유권자들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20∼25%가 무응답층으로 어느 후보도 지지하지 않고 있어 이들의 선택이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대 김홍국 교수는 "전체 구도에서 문재인 후보가 앞서가고 있지만 호남은 막판에 이기는 쪽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호남은 전체 선거에도 중요한 의미"라며 "문 후보의 아들 문제나 안철수 후보의 부인 문제 등에 새로운 팩트가 나오고 유권자가 납득할 만큼 해명하지 못하는 경우, 스탠딩 방식의 TV토론에서 말실수나 새로운 이슈가 등장할 경우에는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고 말했다.

■투표율 얼마, 젊은층 투표장으로 향할까

투표율 변수도 중요한 포인트다. 과거 대선에서는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권 간 대결 구도 속에 투표율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역대 대선 투표율은 지난 18대 대선이 75.8%, 17대 대선에선 63.0%를 보였다.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김윤철 교수는 "현재의 국면에서는 지난 18대 대선보다 조금 오르는 정도가 될 것"이라며 "촛불국면이라면 젊은층 투표율이 올라가겠지만 이미 이슈가 지난 상황이고, 보수층 일부도 투표 안할 가능성도 있다. 유불리를 따지자면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에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60대 이상 고령·보수 연령층은 반문 정서가 강하고 반드시 투표장에 나가는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서 안철수 후보로 흡수되느냐, 범보수 후보로 분산되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직력 대결, 安, 의석수 열세 극복 여부

국민의당에선 안철수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급등세를 보이고도 조정국면을 거쳐 다시 10%포인트 차이로 문재인 후보와 격차가 벌어진 이유 중 하나가 조직력의 차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 대항마로 고공전에서는 선전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지상전에서는 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119석, 국민의당은 39석으로 두 당은 78석이나 차이가 난다.

대통령선거에서 지역구 국회의원 1석이란 한 지역에서 여론과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실탄에 비유되기도 한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실질적인 싸움은 현장 국지전에서 승부가 난다. 단순 관심을 적극적인 표심으로 연결하는 것은 현장"이라며 "국민의당이 의석수의 열세에도 과연 남은 기간에 이를 만회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안보 이슈, 북풍 불땐 安.洪에 표 분산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북핵 6차실험 가능성 등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이슈도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들도 안보관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내는 공약을 발표하는 등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안보 이슈가 부각되면 보수층이 결집하고 보수 후보에게 유리했지만 이번에는 뿌리가 같은 야당 후보 간 대결구도가 굳어지면서 방정식이 복잡해지고 있다. 김윤철 교수는 "안보 이슈가 강하게 부상하면 자유당 홍준표 후보에게 보수층 유권자 표심이 분산되면서 결국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재인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안보 이슈가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단일화, 安으로 단일화땐 다시 혼전

막판 단일화 변수도 주요 포인트다. 반문재인 진영에서는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질지, 안 후보를 제외한 범보수 후보 간 단일화 혹은 단일화 효과가 나타날지에 따라 대선 결과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보수층 유권자의 불안감이 줄면서 지지층이 재결집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불과 40석으로 집권 뒤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며 "또 TV토론에서 보여준 불안한 리더십도 보수 유권자들이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에 다시 양강구도가 뚜렷해진다면 문재인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 간 단일화 요구가 고개를 들 수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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