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치]개장 앞둔 국내 첫 고가보행길 '서울로 7017' 가보니

국내 첫 고가공원 '서울로7017'

개장 앞둔 국내 첫 고가공원 '서울로 7017'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25일 오전 찾은 서울역 고가보행길 '서울로 7017'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다음달 20일 개장을 앞두고 청소와 도로포장, 인테리어 등으로 그야말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날 기자는 개장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서울로 7017' 전 구간 1.7㎞를 서울시 직원들 및 현장관계자들과 함께 둘러봤다.

출발지점은 과거 중구청의 청소 차고지로 사용했던 만리동 광장. 이곳은 서울로 7017과 함께 폭 40~50m, 길이 200m에 달하는 녹지광장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아직 공사가 진행중인 만큼 안전모를 착용하고 고가 상단과 연결되는 오르막 램프에 올랐다. 몇걸음 가지 않아 마주한 푸른 나무와 형형색색의 꽃들은 '공중정원'을 연상케 했다.

주목할 점은 이런 식물들이 '트리포트(Tree Pot)'라는 일종의 거대 화분 645개에 담겨 있다는 것. 김영재 서울로 7017 건설사업관리단장은 "자동관수와 유도배수로 최적의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또 "서울로 7017은 식물공부하기 효과적인 곳"이라며 "가나다 순으로 배치돼 식물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식물의 계통수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램프 가변에는 원형 모양의 기둥이 있었는데 단장은 이것이 서울로 7017에 설치되는 6개의 엘리베이터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만리동 광장으로 연결되며, 옆에는 계단도 있었다.

서울역 고가가 시작되기 직전 공간에는 간식 등을 판매하는 '장미김밥'과 문화행사가 열리는 '장미무대'가 마련돼 있었다. 다만 인테리어가 진행 중이어서 외관만 살펴볼 수 있을 뿐이었다.

본격적인 서울역 고가 구간에 들어서자 양 옆으로 고즈넉한 철길이 펼쳐졌다. 탁 트인 시야가 매력적이었다. 서울시는 안전을 위해 이 구간에 높이 3.0m의 투명 난간을 설치했다. 그 밖의 난간 높이는 1.4m다.

고가에서 특히 눈에 띈 점은 기존 서울역 고가 난간과 바닥판 형을 그대로 보존한 것이었다. 김 단장은 "서울로 7017이 개장하면 이 구간 아래로 차가 통행하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가 곳곳에는 가로등, 폐쇄회로(CC)TV, 비상벨, 스피커 등의 다양한 기능을 갖춘 통합폴 111대가 설치되기도 했다. 통합폴은 야간에는 화분조명 등과 함께 아름다운 야경을 조성하는 데 일조할 예정이다.

고가를 지나 서울로 7017의 마지막 구간인 퇴계로 방향으로 향했다. 거대한 빌딩들 사이로 조성된 보행길을 걷다보니 방금 전과 또 다른 공간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오른쪽으로 대우재단 2층, 왼쪽으로 호텔마누 2층과 연결된 통로가 인상적이었다. 김 단장은 "(두 곳과)공사를 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 잘 해결됐다"며 "완공 때까지 마무리를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로 7017의 끝 부분인 남대문시장 인근은 아쉬움이 많았다.

보도블럭 설치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하지만 다른 구간보다 유독 정리가 안 되고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특히 바로 옆 도로에 차량이 지나다녀 아슬아슬한 상황도 연출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장 전까지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면 정돈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특히 1~2주 내에 남산보도육교를 철거하고, 그 자리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면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kkangzi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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